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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하만, ‘디지털 콕핏’ 타고 하반기 회생할까

이재용의 하만, ‘디지털 콕핏’ 타고 하반기 회생할까

기사승인 2020. 08. 2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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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발 자동차 시장 악재에 상반기 3천억 적자
디지털콕핏 점유율 2년새 8%P↑…"내년 본격화"
"가전, 핸드폰 등에 하만 기술 더 투입해 시너지 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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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17년 인수한 오디오 전문기업 하만(Harman)이 올 상반기 인수 후 후 처음으로 3000억원에 육박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 부회장은 전장부품을 삼성의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설정하고 국내 기업의 해외 인수합병(M&A)으로는 최대인 9조3700억원을 들여 하만 인수를 진두지휘했다. 삼성전자와 하만의 시너지는 인수 4년차인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됐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자동차 시장 악화 등으로 하만은 예기치 않은 적자의 늪에 빠졌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불황 가운데서도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디지털 콕핏(차량용 멀티디스플레이)에 주목하고 있다. 하만이 가지고 있는 기술 노하우와 글로벌 영업망, 삼성전자의 5세대이동통신(5G), 인공지능(AI) 기술 등을 결합해 시장 내 입지를 더욱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전문가들은 하만이 하만카돈, JBL 등 세계적인 음향 기기 업체와 브랜드를 보유한 오디오 전문 그룹인 만큼 삼성전자의 TV, PC 등과의 다채로운 협업을 통해 공격적으로 시장 확장을 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하만은 올해 상반기에 매출 4조1471억원, 영업손실 2810억원을 기록했다. 하반기 시장 역시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회복세를 장담할 수 없다. 유럽, 중국 업체들의 가세로 전장부품 시장의 경쟁이 날로 치열해져가고 있다는 점도 하만에게는 부정적 요인이다.

하만의 영업이익은 삼성전자가 인수하기 전인 2016년 8500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인수한 후 인수대금 지급, 전장부품 경쟁 심화가 맞물리며 2017년 574억원, 2018년 1617억원, 2019년 3223억원을 기록했다. 해를 거듭하며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올해 상반기 다시 손실을 내 8500억원 영업이익 회복까지 다시 먼 길이 남았다.

하지만 하만이 세계 디지털 콕핏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하만의 디지털 콕핏 세계 시장 점유율이 27.1%라고 추정했다. 2018년 18.8% 였던 점을 감안하면 2년 만에 8%포인트 이상 상승했다.디지털 콕핏 시장은 전기차 시장 확대와 맞물려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1월 CES에서 5G와 결합한 최신제품을 공개했는데, 이들 최신 제품은 BMW, 아우디 등 완성차 업체에 공급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부터 전장부품 생산물량이 점진적으로 증가해 2021년 생산물량이 올해 대비 15%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 역시 글로벌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이 지난해 9조8000억원 규모에서 오는 2023년에는 12조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디지털 콕핏, 카오디오 등 전장부품뿐 아니라 가전, 핸드폰 등 삼성이 가진 다양한 제품군에 하만의 기술력을 더욱 강화해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것은 숙제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갤럭시탭에 AKG 음향을 조합하고, TV용 사운드바에 하만카돈 기술력을 적용하는 등 협업 활동을 진행했다. 하지만 삼성 제품하면 음향 역시 세계 일류라는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을만큼 관련 협업이 좀 더 공격적일 필요가 있다는 시각도 많다.

이 외에도 하만은 종속회사 효율화 작업을 도모해 수익성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인수 당시 110여개에 달했던 하만의 종속회사는 올해 상반기 60여개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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