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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언택트 시대, 패션디자이너도 변해야 한다

[칼럼]언택트 시대, 패션디자이너도 변해야 한다

기사승인 2020. 08. 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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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경 디자이너
장윤경 디자이너 프로필 사진 컬러
장윤경 디자이너
패션디자이너라면 누구나 목표로 꿈꾸는, 그리고 본인도 평생 꿈꿔 왔던 서울패션위크 서울컬렉션 데뷔를 지난 3월 앞두고 있었다. 세 번의 신진 디자이너 쇼인 ‘제너레이션 넥스트(Generation Next)’를 거쳐, 경기패션창작스튜디오 스타디자이너로 선정되면서 이번 서울컬렉션을 통해 한 발짝 더 글로벌 브랜드로 나아가고자 했다.

하지만 서울패션위크 디자이너 선정발표 이후 혼돈의 시대가 찾아왔다. 중국 우한에서 시작돼 전 세계로 확산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수십 년 동안 공들여 노력하고 피와 땀을 흘리면서 진행했던 국내외 비즈니스 모델인 ‘패션쇼와 수주 전시회’는 모두 중단돼 버렸다.

상반기 패션시장은 그야말로 암흑이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사람을 만나는 일이 적어지자 매일 ‘나’를 보여주고 표현했던 의복을 가장 먼저 소비에서 줄이기 시작했다.

결국 전 세계 디자이너 브랜드들은 디지털 런웨이·패션필름·라이브방송 등 비대면으로 기업 간 거래(B2B)와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를 위한 다양한 방식의 사업들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6월 디지털 패션위크를 진행한 런던패션위크는 시청률 흥행에 참패했다. 들여다 보면 대부분 브랜드들의 영감의 가까운 패션필름을 선보였고, 설명하는 형태의 길이가 긴 영상들은 보는 이들에게 지루함을 주었다. 패션쇼 현장에서 느껴지는 공간이 주는 집중도와 음악·모델들의 워킹을 통한 전율이 없어진 결과다.

아무리 디지털 매체를 활용해도 이전과 같은 형태의 영상들은 고객과 바이어들에게 큰 흥미가 없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그럼에도 디지털로의 전환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되어버렸다.

코로나19로 유통 플랫폼은 바뀌었고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다. 페이스 북·인스타그램·유튜브를 보며 이미지와 글 문화에서 영상으로 넘어오는데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했다. 우리는 이 점을 알고 새로운 시대를 공략해야 할 때가 됐다. 앞서 말한 런던패션위크와 같이 단순히 영상을 전달하는 것이 아닌 소셜네크워크서비스(SNS) 등 새로운 대중매체에서 인기와 관심을 끌 수 있는 콘텐츠에 대한 니즈에 주목해야 한다. 필자의 브랜드 ‘SETSETSET’가 짧은 영상 홍보와 라이브 방송에 관심을 갖고 변화를 시도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한편으로 이 위기는 한국패션의 기회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이다. 4대 패션쇼라고 불리는 파리·뉴욕·밀라노·런던에 비해 서울에서 진행되는 패션쇼는 개최 시기가 늦다. 그동안 바이어들은 본인들의 예산을 다 쓰고 서울에 와서 남은 돈을 쓰는 편이었고, 이는 지금보다 더 큰 규모의 수주를 따내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만약 굳이 비행기를 타고 움직이지 않아도 된다면 우리에게도 4대 패션위크들과 나란히 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될 수도 있다. 우리는 위기에 강하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한민국 패션이지만 오히려 이 기회를 잘 살리고 새로운 패션문화를 만든다면 서울 패션위크가 진정한 5대 패션위크로 성장하는 모습을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여기에 디지털 플랫폼으로 넘어갈 수밖에 없는 현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도 대한민국 패션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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