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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다지고 LG전자 가전 굳히고

삼성전자 반도체 다지고 LG전자 가전 굳히고

기사승인 2020. 09. 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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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상반기 5대 매출처 중 3곳 부품 고객사
반도체 담당 DS 영업이익, 전체 이익의 65% 차지
LG전자, 5대 매출처 중 3곳은 미국 가전유통사
가전 영업익 전체 영업익 압도…글로벌 가전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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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상반기 반도체 등 부품 수요처의 매출을 늘리며 부품 공급사로서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상반기 가전 매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라 미국, 유럽 등지 가전 양판점이 오랜 기간 문을 닫으며 소폭 하락했다. 반면 원격근무 같은 비대면 수요 증가로 기업들이 서버 확충에 나서며 반도체와 같은 부품에서 예상 밖의 호황을 누렸다. 소폭 줄어든 가전 매출을 부품이 크게 메우며 삼성전자 매출에서 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커졌다.

LG전자 역시 상반기 가전 매출이 줄었지만, 코로나19에 따른 위생가전 수요가 증가하며 미국·유럽에서 브랜드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하는 모습이다.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며 공기청정기, 건조기, 대형TV 등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어 LG전자의 가전 성장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3일 양사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상반기 5대 매출처는 애플, 도이치텔레콤, 홍콩 테크트로닉스, 화웨이, 버라이즌으로 3곳이 부품 고객사다.

특히 삼성의 주요 고객사에 줄곧 이름을 올려왔던 미국 1위 가전 유통사 베스트바이가 빠지고 중국계 산업장비 회사인 테크트로닉스가 이름을 올린 점이 눈에 띈다. 그동안 삼성전자 5대 거래처는 부품 고객사 1~2곳, 통신가전양판사 3~4곳이 주를 이뤘다. 애플, 도이치텔레콤, 버라이즌 3사를 기본으로 화웨이, AT&T, 베스트바이가 돌아가며 빈자리를 채웠는데, 테크트로닉스가 처음으로 주요 매출처에 등극하며 삼성전자의 부품 매출 비중을 높인 것이다.

삼성전자로부터 메모리 반도체를 공급받는 테크트로닉스는 올해 상반기 비대면 수요 증가로 삼성으로부터 반도체 구입을 더욱 늘린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베스트바이의 경우 코로나19 셧다운 여파로 가전 판매가 주춤하며 주요 고객사에서 밀려난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의 상반기 5대 주요 매출처는 작년과 동일하게 베스트바이, 홈디포(HOME DEPOT), T-모바일, 스프린트(SPRINT), 로우스(LOWE‘S) 등으로 집계됐다. 주요 매출업체 5곳 중 3곳이 미국 유통업체인 점은 코로나19 여파에도 LG전자의 현지 시장 입지가 탄탄함을 시사한다. 홈디포와 로우스는 가전을 비롯한 주택용품을 취급하는 소매점으로 미국에서 업계 1, 2위 업체다.

삼성전자가 부품 업체로 보폭을 넓히고, LG전자가 가전업체로 확실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사실은 양사의 영업이익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삼성전자의 부품 영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9조4557억원으로 상반기 전체 영업이익(14조5936억원)의 64.80%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DS부문 영업이익(7조6831억원)보다도 23% 증가한 수치다. DS부문이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작년 59.90%에서 올해 64.80%로 5%포인트 상승했다.

LG전자는 가전부문 영업이익이 전체 영업이익을 압도하며, 핸드폰·자동차 부품 분야 손실을 만회하는 모습이다. LG전자의 H&A 사업부(냉장고, 세탁기 등)와 HE사업부(TV, 오디오 등)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1조8201억원으로 같은 기간 회사 전체 영업이익인 1조5858억원보다 15% 가량 높다. 지난해 상반기 가전사업 영업이익(1조8447억원)보다는 줄었지만, 하락폭이 미미해 코로나19 영향을 덜 받았다.

전문가들은 LG전자의 가전 호조가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본다. 코로나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가전제품 수요가 늘고 있는데, LG전자의 경우 TV·냉장고 등 전통가전뿐 아니라 공기청정기·의류관리기 같은 위생가전 분야에서도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LG전자가 경쟁사인 미국 월풀을 제치고 상반기 글로벌 생활가전 매출 1위를 기록하는 등 미국을 중심으로 가전 입지를 굳힌 점은 하반기 소비 회복과 맞물려 더 큰 호재로 다가올 수 있다는 전망이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소비 회복 가능성에 따라 LG전자의 3분기 H&A 사업은 직전 분기보다 15% 매출 증가가 전망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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