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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이사 추천 재도전 나선 KB금융 우리사주조합…윤종규 회장 견제 수단?

사외이사 추천 재도전 나선 KB금융 우리사주조합…윤종규 회장 견제 수단?

기사승인 2020. 09. 1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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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 주주권·ESG 전문성 보강"
윤순진 교수·류영재 대표 제안
윤 회장 세 번째 연임 전망 속
노조 '영향력 행사' 변질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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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이 사외이사 추천 주주제안을 추진한다. 이번이 4번째 시도다. 11월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우리사주조합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가 선임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사주조합의 사외이사 추천은 결국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을 노동조합이 견제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오는 11월 윤 회장의 임기가 끝나는 만큼 차기 회장 선발을 위한 절차가 진행 중이지만 사실상 윤 회장의 연임이 확실시 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KB금융 노조는 윤 회장 3연임을 반대를 선언하기도 했다. 윤 회장의 3연임을 막는 게 어려운 만큼 이사회를 통해 견제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은 10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순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와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이사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한다고 밝혔다.

류제강 KB금융 우리사주조합장은 “우리사주조합이 소수주주권을 통한 사외이사 추천 주주제안을 추진하는 이유는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설된 ‘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위원회’의 실질적인 운영과 ESG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책임 이행 노력을 위해서는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의 보강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의 사외이사 후보 추천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4번째 도전이다. 지난 2017년, 2018년 사외이사를 추천했지만 주주총회에서 과반 찬성을 얻지 못해 실패했다. 지난해에는 백승헌 변호사를 추천했지만 백 변호사가 소속된 법무법인이 KB손해보험에 법률자문을 했던 것으로 파악되면서 이해상충 문제로 자진 철회했다.

류 우리사주조합장은 “노동이사제, 노조추천이사제와는 분명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자 전문성 있는 사외이사를 소수 주주로서 추천하는 것이지 근로자 대표나 노동조합이 추천한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참여시키는 노동이사제나 노조추천이사제와는 다르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이 궁극적으로는 윤 회장을 견제하고 이사회에서 노조의 목소리를 내기 위함 아니겠냐는 분석도 나온다. 류 우리사주조합장은 동시에 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이다.

현재 KB금융은 윤 회장의 임기가 11월 만료됨에 따라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오는 16일이면 최종 후보가 결정된다. 업계에서는 윤 회장의 그간 경영 성과 등을 이유로 3연임에 성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노조는 윤 회장의 연임을 반대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달 말 ‘단기 성과 위주로 업무 강도가 강해졌다’는 이유로 윤 회장의 3연임을 반대하는 성명을 냈다. 물론 임시 주총이 오는 11월 20일 열리는 만큼 우리사주조합 측에서 추천한 사외이사가 선임돼도 윤 회장의 3연임을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차후 그룹 의사결정 과정에서 노조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게 된다. 이사회를 통해 그룹 경영에 참여하게 되는 만큼 윤 회장의 경영판단에 문제제기를 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노조 측이 추천한 인물을 사외이사로 추진하겠다는 건 결국 노조 입장을 반영하겠다는 것 아니겠냐”며 “물론 직원들의 이해를 대변하고 경영진을 견제하는 등의 순기능도 있겠지만 반대로 사측과 건건이 대립해 의사결정이 지연되거나 경영 전략에 노조가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등의 부작용 발생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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