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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기로 선 소형 증권사, 틈새시장 공략으로 ‘고군분투’

생존기로 선 소형 증권사, 틈새시장 공략으로 ‘고군분투’

기사승인 2020. 09. 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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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투자증권 디지털 사업 강화
IBK투자증권 고객신뢰 회복 집중
SK증권 비대면 WM영업 강화
한화투자증권 마이데이터 투자
현대차증권 리테일 온라인서비스
유안타증권 투자자 수익창출 노력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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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가 작아 매번 매각설에 시달리던 소형 증권사들이 자기자본 확충과 사업 다각화 등으로 ‘생존전략’ 구상에 몰두하고 있다. 국내 증권업계가 초대형 IB 위주로 재편되면서 대규모 자본과 인력을 앞세운 대형 증권사들에 치여 소형 증권사들의 입지는 점점 축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중심 수익구조에서 벗어나 자기자본을 활용한 수익모델을 통해 수익성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다만 올 하반기 증권시장 관련 각종 규제가 쏟아지면서 소형증권사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가연계증권(ELS) 등 파생결합 상품에 대한 건전성 규제가 대폭 강화되면서다. 이에 따라 자기자본 대비 ELS를 많이 발행했거나, 자기자본 규모가 크지 않은 반면 ELS를 많이 발행한 중소형 증권사가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앞으로 강화되는 사모펀드 규제 역시 대형 증권사보단 중소형 증권사에 타격이 클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안타증권, 하이투자증권, 현대차증권, SK증권, KTB투자증권, 교보증권, 한화투자증권, IBK투자증권 등 8개 증권사의 올해 상반기 기준 자기자본 규모는 7조44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4.6% 늘어난 수치다. SK증권과 KTB투자증권은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대다수 증권사들은 몸집을 불리며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올초 자기자본 1조원 증권사 대열에 합류한 하이투자증권은 디지털 사업 기반 강화에 집중한다. 다른 증권사보다 한발 늦게 비대면 시장에 진출한 만큼 내부 인력 역량 강화와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으로 선발주자와의 간극을 좁힌다는 방침이다. SK증권과 한화투자증권, 현대차증권 등은 WM(자산관리) 부문 강화 전략을 통해 성장을 꾀한다. 교보증권, KTB투자증권, 유안타증권 등은 기존 강점을 가지고 있던 투자자 수익 창출, 부동산 금융 등에 집중한다.

◇ 디지털 사업 강화하는 ‘하이투자’…고객 신뢰회복 방점 ‘IBK투자’
올해 하반기 하이투자증권은 디지털 사업 기반 강화에 중점을 둔다. 다른 증권사보다 한발 늦은 2017년 본격적으로 비대면 시장에 진출한 하이투자증권은 후발주자로서 ‘캐치업 전략’을 세웠다. 캐치업 전략의 큰 틀은 내부 인력 역량 강화와 차별화된 마케팅이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비대면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해 디지털 혁신실을 신설하고 산하에 디지털전략부와 디지털솔루션부를 두는 직제 개편과 동시에 우수 인력을 배치했다. 마케팅의 경우 낮은 수수료와 이자율로 지난 7월 기준 국내 주식 매매수수료 100년간 0.009%의 혜택과 신용·주식담보대출 이자율을 계좌 개설일로부터 1년간 연 2.99% 혜택을 제공했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산업에 초기 진입을 위해 올 4월부터 디지털혁신실, IT본부, 지원부서 등 관련 부서 인원들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사업 검토·준비 작업을 추진해 왔다”며 “연말 예정된 비은행권 오픈뱅킹 서비스 출시와 동시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사전 준비 작업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IBK투자증권은 고객신뢰 회복에 방점을 찍는다. 디스커버리 자산운용의 펀드 환매중단 사태와 금융감독원 미스터리 쇼핑 결과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상반기 말 기준으로 환매중단된 디스커버리 자산운용의 펀드 잔액은 4805억원이고, 이중 IBK투자증권은 112억원이 묶여있다.

지난 4일 IBK투자증권은 투자자들에게 원금의 40%를 선지급하기로 결정했다. 디스커버리 판매사 가운데 증권사로는 처음으로 지급을 결정했다. IBK투자증권 관계자는 “환매중단 장기화에 따라 고객 불편을 줄이기 위해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결정했다”며 “분쟁조정위원회 등 절차에서도 적극적으로 협조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IBK투자증권은 올해 초 외부 출신인 서병기 대표를 선임하면서 IB부문 강화를 비롯한 균형잡힌 성장을 꾀할 계획을 세웠다. 서 대표는 취임사에서 자본규모를 1조원이상으로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기도 하다. IBK투자증권 관계자는 “고객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증권사 본업에 충실하면서 수익성을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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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M 부문 강화…‘SK’ ‘한화투자’ ‘현대차’
SK증권과 한화투자증권, 현대차증권은 하반기 WM 부문 전략을 보강해 수익 회복에 나선다. SK증권은 기업공개(IPO) 등으로 좋은 성적을 내왔다. 특히 앞서 SK바이오팜 상장을 주관하면서 고객 예탁금도 크게 늘었다. 다만 WM 등 리테일 부문은 다소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상반기 수익성도 다른 증권사들에 비해서는 저조했다. 2분기에는 4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지만, 상반기 누적으로는 57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하반기 SK증권은 늘어난 고객 예탁금을 기반으로 비대면 WM 영업 강화 전략 등을 수립하고 있다. 또한 디지털 금융 플랫폼 구축 및 지속적 글로벌 원마켓 지향 등을 꾀하고 있다. 대체투자 등의 경우 투자대상 현지와 실시간 VR미팅을 통해 원격 실사를 실시하고, 신용도 등을 면밀히 파악해 리스크를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SK증권 관계자는 “풍부한 유동성을 기반으로 증시 자금유입이 기대되고 있어 이에 맞춘 수익성 강화 전략을 펼칠 것”이라며 “고객보호를 위해 투자자 보호장치를 적용하고 감독당국의 제도개선 방안을 적극 반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화투자증권은 하반기 WM 부문 전략을 보강해 수익 회복에 나설 전망이다. 대체투자 등으로 ‘작지만 강하다’는 평을 받았던 IB부문에 비해 WM등 개인영업 부문이 다소 약점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투자자들이 국내와 해외 주식 모두에 관심이 늘어난 만큼 혜택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비대면 계좌 개설 등 여러 상품 출시도 지속할 전망이다.

아울러 디지털 강화에 승부수를 걸었다. 금투업계 최초로 2018년 빅데이터 분석 전문 회사인 ‘데이터애널리스틱 랩’을 설립해 마이데이터 사업에 대비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1분기 적자 폭이 워낙 커 누적 적자를 기록했지만 증시 안정과 풍부한 유동성 등으로 브로커리지 수익을 기반으로 회복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현대차증권 역시 하반기 리테일부문 온라인 서비스를 강화한다. 비대면 계좌 개설 지원과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을 개선하고 해외주식 프로모션, 유튜브 마케팅 등 리테일 온라인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선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퇴직연금 유치, 계열사 회사채 발행 인수단 참여 등 그룹 영업 네트워크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IB부문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영업활동 위축이 우려됨에 따라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효율적인 투자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1분기에는 전자단기사채 발행을 통한 4000억원의 대규모 추가 유동성을 포함해 약 4459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비축한 바 있는데, 배경엔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라’는 최병철 사장의 주문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반기에는 기존 부동산 PF 이외에도 물류와 신재생에너지 인프라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진행, 수익 다각화를 이룰 예정이다. 특히 하반기에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전자상거래 시장에 맞춰 국내외 물류창고 및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부문에 대한 투자 등으로 유의미한 결과물을 완성 시킬 계획이다.

◇기존 강점에 투자 늘리는 ‘유안타’ ‘교보’ ‘KTB투자’
유안타증권은 고객 신뢰에 기반한 질적 성장을 목표로 투자자들의 수익창출 기회를 위한 노력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자체 개발한 주식투자 솔루션 ‘티레이더’를 꾸준히 개선해 ‘티레이더3.0’ 버전까지 확대했으며 지난 6월에는 ‘티레이더 프리미엄’ 서비스도 추가했다. 티레이더 프리미엄 서비스는 수주, 지분변동, 계절성, 목표가 등 날 것의 정보를 투자자들이 매매에 활용하기 쉽게 제공한다.

특히 비상장주식 전용 중개 플랫폼 ‘비상장레이더’도 투자자들의 수익창출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기업평가 전문기관인 (주)나이스디앤비와 제휴해 유망 비상장종목에 대한 분석 보고서를 탑재했다”며 “향후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기업을 꾸준히 발굴해 30~50개 비상장기업의 분석보고서를 추가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6월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교보증권은 기존 전략적 사업인 부동산금융, 자산운용 경쟁력을 강화하고 디지털 금융 기반 벤처캐피탈(VC)사업과 해외사업 등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에 나선다. 기존 강점이던 IB부문은 공공부문과 산업단지, 도시재생, 리츠, 역세권 개발 등 비주거상품 개발을 확대하고 신사업인 신재생에너지와 해외 부동산 관련 대체투자 분야를 상품 개발에 힘을 기울일 계획이다.

브로커리지부문은 신규 수익원 확보를 위해 주식대차, 상장지수펀드(ETF), 해외중개 서비스를 확대하고 지점과 IB, 대차거래(SBL) 연계영업을 강화하는 등 WM부문과 시너지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전문 WM인력을 양성해 신탁상품 및 헤지펀드 등 고객 맞춤형 금융상품을 판매하고 최근 ETF 시장이 커짐에 따라 전담인력도 육성하여 늘어나는 고객 수요에 부응한다는 구상이다.

KTB투자증권은 부동산금융이라는 강점에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기존 오피스, 상업용·주거용 부동산의 수요가 축소됐지만 우량 사업 발굴에 주력하고 비대면 시대에 맞는 물류센터, 데이터센터 등의 투자처를 더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새 부동산 정책 및 PF규제 개정안 등 관련 규정도 철저히 모니터링 할 예정이다.

KTB투자증권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따른 전체적인 업계 상황이 활성화 되지 않았지만, 당사의 강점인 부동산금융, 채권영업, 장외파생상품 등에 집중하여 좋은 실적 흐름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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