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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초가 위기의 中, 호주와도 불화

사면초가 위기의 中, 호주와도 불화

기사승인 2020. 09. 14.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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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캐나다에 이어 대충돌, 유럽까지 등 돌리면 사태 심각
중국이 미국과 캐나다에 이어 호주와도 불화를 겪으면서 사면초가의 위기에 직면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만약 유럽연합(EU) 국가들과의 관계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초래된다면 우려는 진짜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최근 국력의 팽창으로 미국까지 우습게 보는 천하의 중국도 냉정하게 자국이 처한 현실을 한 번 뒤돌아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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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호주의 관계가 나빠지기 전인 2018년 6월에 열린 양국 우호 증진을 위한 한 행사. 현재의 극단적 대치와는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제공=신화통신.
베이징 외교 소식통의 14일 전언에 따르면 양국의 불화는 외견적으로는 중국이 촉발시킨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호주가 미국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한 채 자국에 불리한 조치들을 계속 취하자 작심하고 베이징과 상하이(上海) 주재 특파원 2명을 7일 사실상 추방하는 결정을 내린 것. 이에 따라 현재 중국에는 호주 매체 소속 기자는 단 한명도 남지 않게 됐다. 양국 관계가 최악이라는 사실을 말해준다고 봐도 좋다.

당연히 호주는 맞불을 놓았다. 중국 정부에 대한 비난의 포문을 먼저 연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이어 4일 후인 11일에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 호주에서 화둥(華東)사범대학과 베이징외국어대학 호주학 센터를 담당하는 교수 두명의 비자를 전격 박탈했다. 앞으로 다른 중국 학자나 유학생들의 비자도 불허하겠다는 의지에 다름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중국 역시 재차 반격을 가했다. 이번에는 자국이 특파원 추방이라는 극약 조치를 먼저 취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적극 피력하는 고도의 전술까지 동원했다. 당초 신화(新華)통신을 비롯한 관영 매체들은 9일 “호주 정보기관 요원들이 아무 이유나 증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지난 6월 26일 현지 주재 중국 매체 3곳 소속 특파원 4명의 숙소를 급습해 수색했다. 그것도 모자라 기자들을 장시간 심문했다. 컴퓨터와 휴대전화 등 역시 압수해 갔다”라는 요지의 보도를 뒤늦게 한 바 있다. 그런데 이 뉴스를 13일 또 다시 일부 매체를 통해 더욱 자세하게 보도했다. 자국이 먼저 도발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언론을 통해 강변했다고 볼 수 있다.

현재 분위기를 보면 양국이 화해를 모색할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 보인다. 미국, 캐나다와 동맹인 호주 입장에서는 그럴 수밖에도 없다. 문제는 향후 캐스팅보드를 쥔 유럽연합이 중국 편에 서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사실이 아닌가 싶다. 하기야 초록은 동색이라는 말을 상기하면 그럴 수밖에 없기도 하다. 중국이 국제 외교 무대에서 진짜 사면초가에 직면할 수 있다는 얘기가 아닌가 싶다. 국제 외교 무대에서 고립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중국의 심모원려가 주목된다고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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