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시즌2’ 파벌의 요구 듣지 않고 개혁 단행하겠다한 스가. 파벌요구 거의 수용. 우려의 목소리도

14일 자민당 총재선에서 압승을 거두며 자민당 신총재로 선출된 스가 요시히데 씨. 사진=스가 요시히데 의원 공식 홈페이지

14일 열린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압승한 스가 요시히데 신임 총재의 당 인사와 내각 인사가 정해지는 가운데 그 얼굴들은 아베 정권과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지방 출신, 무파벌, 비세습, 자수성가 ”를 간판으로 내세운 그였지만 전문가들은 “지지해준 파벌들의 압박속에서 독자적인 색깔을 내기란 쉽지 않을 것 ”이라고 지적했다.

15일 NHK, 지지통신, 아사히 신문,요미우리 신문 등 일본의 주요 언론들은 스가 신임 총재가 꾸린 자민당의 당내 간부 인사를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니카이 파의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과 이시하라 파의 모리야마 히로시 국대위원장의 유임이 결정됐고 정조 회장에는 호소다 파의 시모무라 하크분 전 문부과학성상, 총무 회장으로는 아소 파의 사토 츠토무 전 총무상, 선대 위원장에는 다케시타 파의 야마구치 타이메이 중의원, 간사장 대행에는 무파벌인 노다 세이코 전 총무상이 새로 등용됐다.

또한 16일 발표 될 내각 인사는 거의 모든 대신들의 유임이 결정되었으며, 주목을 받고 있던 ‘포스트 스가’의 자리에는 다케시타 파의 가토 카츠노부 후생노동성상이 내정되면서 그의 후임으로 이시바 파의 다무라 노리히사 중의원이 결정되었다고 보도했다.

일본 언론들은 이를 보고 “개혁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고 무파벌을 간판으로 선거에 임한 그였지만 파벌들의 요구가 전부 수용된 인사 결정이다”라고 분석했다.

또한 속보를 통해 인사 구성을 접한 일부 국민들은 불만을 표하며 트위터 등 소셜 미디어에서는 “스가는 퇴임하라”라는 해시 태그가 실시간 트렌드를 점령했다.

15일 아사히신문은 “당내 기반이 약한 만큼 여론을 자기 편으로 만들어야 하지만, 그의 인사 결정은 자신의 색깔이 전혀 없어 실망감을 안겨준다 ”고 지적했다.

지지통신은 “이렇게 파벌 주도로 이기는 것은 향후 그의 조직구성이나 개혁 단행에 있어서도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분석하며 “이시바씨를 뭉개기 위해 파벌들이 움직인 선거였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 또한 스가 신임 총재의 승리 방법과 인사 결정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또한 가타야마 요시히로 와세다 대학 교수는 지지통신과의 취재에서 “심하게 이겨버렸다. 인사결정에 대한 실망감과 불만은 불협화음을 일으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방표를 줄이면서까지 이긴 선거 결과에 “익명성이 보장되는 당원 투표가 없어지고 다들 눈치를 보는 분위기를 형성했다”고 분석했다.

지방 출신임을 강점으로 표명한 스가 씨이지만 가타야마 교수는 “실적이라 주장하는 지방 정책들은 세금을 사용하는 방편일뿐 지속성이 전혀 없다. 진정한 지방의 저력을 활용하는 정책이 아니었다 ”고 비판했다. 또한 인사 결정에 대해서는 “파벌균형을 중시한 인사로 세습의원들이 많은 구성이다. 지금껏 미화된 이미지가 실추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인사권을 쥐고 관저주도의 정치를 펼쳐온 것에 대해서는 “그것이 스가씨의 원천이기 때문에 아베 정권과 바뀌지 않을 것이다”며 “관료들만 점점 더 숨막혀 올 것” 이라고 우려 했다.

스가 신임 총재는 16일 임시국회에서 정식 선거를 걸쳐 일본의 99대 내각 총리로 정식 임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