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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B금융·한국캐피탈, 본입찰 불참…JT저축은행 새 주인 누구?

JB금융·한국캐피탈, 본입찰 불참…JT저축은행 새 주인 누구?

기사승인 2020. 09. 15.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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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계 뱅커스트릿 등 2곳만 참여
고용불안에 노조 반발 더 커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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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업계 알짜 매물로 꼽혀왔던 JT저축은행 본입찰이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시들한 모양새다. 유력 인수 후보자로 점쳐지며 JB금융과 한국캐피탈 간 전략적 투자자(SI)들의 경쟁으로 치달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SI들 모두 참여하지 않기로 하면서다. 결국 재무적 투자자(FI)인 사모펀드들의 인수전이 된 가운데 노동조합의 반발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사모펀드들은 기업가치를 극대화시켜 투자 차익을 얻기 위해 지분을 인수하는 만큼 이번에 JT저축은행 M&A 딜이 성사되더라도 잠재적인 재매각 이슈가 남게 돼 고용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JT저축은행이 사모펀드에 최종 인수될 경우 체질 개선을 위해 먼저 구조조정을 단행할 것은 예견되는 수순인 만큼 현재 재직중인 직원들 입장에선 고용 불안이 남게 되는 까닭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일본계 금융지주사인 J트러스트그룹은 주관사 김앤장을 통해 JT저축은행 지분 100%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진행했다. 당초 비은행 부문 강화로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려고 했던 JB금융이 예비입찰에 이어 본입찰에도 참여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당일날 불참을 통보했다. JB금융 관계자는 “이번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며 “인수전 불참 배경 등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력 SI로 꼽혔던 군인공제회 소속 한국캐피탈 역시 불참 소식을 전했다. 수신기능 없이 여신거래만 할 수 있는 캐피탈업과 여·수신 거래 모두 가능한 저축은행업 간 시너지 효과가 커 한국캐피탈도 그동안 저축은행 인수에 관심을 보여왔다. 그러나 JT저축은행 실사에 참여한 뒤 인수 메리트가 크지 않다고 고심 끝에 결론을 내린 것이다.

이에 따라 JT저축은행 인수전은 FI 간 경쟁으로 분위기가 급변하게 됐다. 지난 7월 24일 예비입찰 당시 JB금융과 한국캐피탈을 포함해 총 6~7곳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바 있지만 본입찰에는 홍콩계 사모펀드 뱅커스트릿 등 2곳의 FI 정도만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FI들의 자본력은 충분한 만큼 관건은 엄격한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와 함께 노조 반발을 어떻게 잠재우느냐에 달리게 된 셈이다. 금융당국은 FI들이 막대한 차익을 남겨 먹튀 논란에 휩싸이지 않도록 사모펀드들이 금융사를 인수하려고 할 때마다 경영계획안을 제출받고 대주주 적격성을 심사한다. 저축은행 업계가 2011년 부실사태의 상처가 아물지 않은 만큼 특히 저축은행 인수 관련해선 더 까다롭게 들여다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JT저축은행 노조 역시 이를 우려해 매각이 공식화된 7월부터 사모펀드로의 매각을 반대하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본입찰이 진행된 이날도 JT저축은행 노조는 “금융노동자들에게 대부업 자본은 고용안정과 노동권 보호에 커다란 위협이 되고 있으며, 재매각을 통한 매각차익 확보가 주목적인 사모펀드 또한 마찬가지”라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노조는 “금융회사를 인수하려면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거치도록 돼 있지만 금융당국의 심사항목에는 애초부터 노동자들의 노동조건과 고용안정과 관련된 항목이 제외돼 있다”며 “JT저축은행을 매각하는 데 있어 노동자들의 고용보장과 노동조건 사수, 지속 경영을 위한 투쟁을 강력히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JT저축은행은 스탠다드차타드(SC)를 거쳐 2015년 1월 일본 금융사 J트러스트그룹에 인수됐다. J트러스트가 인수할 당시 자산 규모가 7547억원이었던 JT저축은행은 올 상반기 기준 1조5345억원까지 두 배 가량 몸집이 커졌다. 순익은 전년대비 16.9% 껑충 뛴 90억원이다. 모기업은 JT친애저축은행과 JT저축은행 간 합병을 추진하다가 대형화를 사실상 금지하는 저축은행법에 가로 막혀 각각의 회사로 운영해왔다. 최근 들어선 해외 계열사 지원 등을 이유로 JT저축은행을 매물로 내놨다. 거래가는 1000억대 중반 정도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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