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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배터리분사 일파만파] 배터리 분사한 LG화학...남은 사업군 경쟁력은?

[LG, 배터리분사 일파만파] 배터리 분사한 LG화학...남은 사업군 경쟁력은?

기사승인 2020. 09. 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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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익 기여도 87%…석유화학 사업 '탄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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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의 전지사업 분사로 남은 사업 부문의 경쟁력도 주목된다. LG화학은 그동안 석유화학, 전지, 첨단소재, 생명과학 등 4개 사업을 통해 이익을 내왔다. 이 중 LG화학의 가장 높은 매출 비중을 차지하는 곳은 단연 석유화학이다. 석유화학은 올 상반기 기준 LG화학의 전체 매출 중 약 50%를 차지했을 뿐 아니라 영업이익으로는 90%에 가까운 비중을 둔 사업군이다.

이처럼 높은 석유화학 이익은 배터리 사업 진출 초창기부터 연구개발(R&D)비용은 물론 공장 설비 등 비용에 활용되며 든든한 지원군도 돼줬다. 2017년 생명과학 부문이 LG화학과 합병한 이유도 이와 비슷하다. 제약바이오 업계 특성상 오랜 시간과 높은 투자 비용이 들어가는데 막대한 재원 마련을 위해서는 LG화학이라는 우산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번 전지사업 분사로 LG화학으로선 그동안 전지 사업에 투자했던 막대한 비용을 앞으로는 생명과학과 첨단소재 등에 투자할 수 있게 됐다. ‘제2의 배터리’가 나올 수 있도록 투자 여력이 생긴 셈이다. 올 상반기까지 전지사업에 들어간 투자 비용은 7조원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 LG화학은 첨단소재부문 출범을 통해 ‘제3의 성장축’으로 만들겠다고 공언한 만큼, 앞으로 신소재 부문의 투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선 당장 LG화학의 주가 하락으로 기업 가치 영향이 생겼다고 보고 있지만, 향후 배터리 사업의 경우 상장을 통해 스스로 자금 마련에 나서게 되면서 투자 여력이 생겼다는 점은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석유화학 기반 이익이 기대되고 있고 자회사로 될 LG에너지배터리사의 연결 수익과 함께 배터리 소재부문 협업 등으로 재평가받게 될 것이란 전망에서다. LG화학측도 앞으로 다른 사업부문에 대한 투자 등으로 기업 가치도 재평가 받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LG화학의 석유화학 사업부문 영업이익 비중은 87.1%로 영업이익은 6773억원에 달한다. 올 상반기 LG화학의 영업이익은 총 7775억원으로 석유화학 사업에 비중이 쏠려있는 구조다. 최근 3년간 영업이익 현황을 볼 때 올 상반기 비중이 가장 낮은 편이다. 작년에는 전지사업 부문의 적자(-4543억원)로 석유화학 영업이익 비중은 170%를 넘었다.

영업이익 비중별로 살펴보면 석유화학이 87.1%, 전지사업이 13.3%, 첨단소재가 8.6%, 생명과학이 4.8%, 기타가 -13.9%다.

올 2분기 LG화학의 호실적 배경에는 전지사업의 이익 전환과 함께 석유화학 부문의 실적 개선 영향이 컸다. 고부가합성수지(ABS), 폴리염화비닐(PVC)에서 생산마진이 늘면서 석유화학 부문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시장에선 올 해 LG화학의 전체 매출액을 31조60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서 배터리 분사 이후 LG화학의 실적이나 기업가치 저하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는 부분도 각 사업부문이 보여주고 있는 높은 영업이익률 때문이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각 사업부문별 영업이익률은 석유화학 12.7%, 생명과학 10.2%, 전지 3.5%, 첨단소재 4.3%다.

LG화학이 향후 기업가치 정상화를 위해선 확대된 투자 여력을 어떻게 사용하는지도 관건이 될 전망이다. 올 상반기 기준 LG화학의 투자 비용은 10조3000억원 수준으로 이중 석유화학 부문이 공장 증설 등으로 2조7000억원을, 전지사업이 7조원을, 첨단소재 부문이 5600억원을 지출했다. 분사 이후에는 그동안 전지 사업에 들였던 투자 비용이 첨단소재와 석유화학 부문의 공장 설비 및 R&D에 집행될 수 있다는 예상이다.

생명과학 부문의 경우 작년 기준 매출액은 6000억원 정도다. 1984년 사업본부 설립 이후 국내 최초 당뇨신약 제미글로와 골관절염 치료제 시노비안을 개발하며 사업 제휴를 확대하고 있는 곳이다. 최근에는 국내 최초 성장호르몬 촉진제 개발에 성공해 기대감도 높였다. 제약업계 특성상 오랜 투자와 비용 끝에 결실을 맺는데 생명과학 부문은 이미 2017년 LG화학이 생명과학부문과 합병하며 투자 여력을 크게 키웠던 바 있다. 작년에는 미국 보스턴에 생명과학 글로벌 이노베이션 센터 설립해 신약 개발을 본격화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첨단소재 부문은 LG화학이 제3의 성장축으로서 적극 육성하고 있는 곳이다. 작년 정보전자소재, 재료,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사업부 통합으로 출범한 첨단소재사업본부는 OLED 등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이익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다. 자동차소재에선 고강도 경량화 소재 사업을, 산업소재의 경우 양극재를 비롯한 친환경 에너지 분야 소재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물적 분할에는 통상 2~3개월이 소요되고, IPO는 그 이후에나 진행 가능할 것”이라며 “이번 분사로 그동안 가려졌던 (LG화학의) 첨단소재, 생명과학 등 히든 밸류가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LG화학측은 이번 전지사업 분사로 인해 적어도 연말까지 실적에는 영향이 없을 뿐 아니라 이미 석유화학 등 기존 사업들의 수익이 탄탄하다는 입장이다. 자회사로 되는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모회사인 기업가치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신설법인 성장에 따른 기업가치 증대와 함께 향후 R&D협력을 통해 전지 재료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도 고려했다”며 “앞으로 자회사의 연결 수익과 함께 LG화학도 재평가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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