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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협력사 “코로나19로 고사 직전…노사 합심해 임단협 타결 해야”

한국지엠 협력사 “코로나19로 고사 직전…노사 합심해 임단협 타결 해야”

기사승인 2020. 09. 2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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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부품협력사 대표
노철호 케이엠앤아이 대표(왼쪽부터)와 문 승 한국지엠 협신회 회장 겸 다성 대표, 허우영 우신 대표가 한국지엠 노사의 올해 임단협 타결을 염원하며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제공 = 한국지엠
“한국지엠 협력사들은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직격탄으로 인한 생산 피해로 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남은 하반기 회복 국면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라도 한국지엠 노사 간 임단협이 빠른 시일 내에 결실을 맺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한국지엠 협신회 소속 협력사 대표단은 지난 18일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지엠 노사의 조속한 임단협 타결을 호소하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지엠 노사는 올해 임단협 타결을 위해 지난 7월 22일부터 지난 10일까지 12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기본급 월 12만304원 인상, 통상임금의 400%+600만원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하는 노조와 지난해 실적을 토대로 내년 1월에 성과급 170만원, 올해 실적을 바탕으로 내년 8월에 200만원+@를 추가 지급하겠다는 사측이 팽팽히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10일 열린 12차 교섭에서 한국지엠 사측이 2년 주기 임금 협상을 제안한 것에 대해 노조가 ‘상식에 어긋난다’고 강하게 반발하면서 노사 간 대립은 한층 심화된 모양새다. 앞서 노조는 지난 1~2일 전체 조합원 대상 쟁의행위 찬반 투표에서 80%의 찬성률을 확보한 데 이어 4일 쟁의권 확보를 위해 중노위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하며 합법적 파업권 확보와 강경 투쟁을 예고한 상태다. 300여개의 한국지엠 협신회 소속 협력사들이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사 간 임단협 추이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문 승 한국지엠 협신회 회장 겸 다성 대표는 “지난 3월 15일부터 5월 말까지 이어진 북미와 남미 지역봉쇄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지엠 협력사들이 입은 타격이 매우 컸다”며 “다행히 3분기 들어 GM의 해외공장이 재가동되면서 숨통이 약간 트였지만, 상반기 동안 누적된 피해는 협력사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고 강조했다.

실제 한국지엠의 올해 상반기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1% 급감한 12만4946대에 그쳤다. 당시 내수 대비 비중이 3배에 달했던 수출이 큰 폭으로 줄면서 한국지엠과의 거래율이 100%인 협력사는 고사 직전에 몰렸다는 분석이다. 허우영 우신 대표는 “트레일블레이저 출시 직후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해외 실적 중 설비를 제외한 부품 매출이 사실상 반 토막 났다”며 “추가적인 생산 차질이 발생하면 실적 감소분을 만회할 기회 자체가 사라지는 만큼 노사가 합의해 생산 피해를 최소화해 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처럼 극심한 경영난을 겪으면서 한국지엠 협력사 중 약 15%는 당장 공장 문을 닫아야 할 위기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철호 케이엠앤아이 대표는 “1차는 없고 2차, 3차 협력사 중 미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곳은 존폐 위기에 처해 있다”며 “정부의 지원을 받는 방법도 있지만, 그마저도 우량기업이 아니거나 신용도가 낮으면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한국지엠 사측이 최근 노조에 2년 주기 교섭을 제시한 것에 대해 협력사 대표단은 조심스럽게 반응하는 동시에 긍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노 대표는 “노사가 1년에 3~4개월을 임금 협상에 집중하는 경우는 우리나라가 유일한 것으로 안다”며 “경제 성장률이 높았던 과거에는 유의미한 결과가 나왔을지 몰라도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다르기 때문에 고성장 시대의 관행들이 바뀌면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협력사 대표단은 특히 한국지엠 노사가 올해 임단협에서 전향적인 모습을 보여줄 것을 요구하는 한편 자사의 부품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문 회장은 “GM에서 매년 100여개의 우수 협력사를 선정해 상을 주는데 30여개의 한국 부품업체가 항상 포함됐을 정도로 생산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며 “전기차 등 친환경차 생산에 대한 준비도 이미 끝낸 만큼 한국지엠 노사가 올해 임단협 타결에 속도를 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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