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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2단계로 완화된 첫 주말…살아난 불금·불토 속 방역은 또 ‘실종’

거리두기 2단계로 완화된 첫 주말…살아난 불금·불토 속 방역은 또 ‘실종’

기사승인 2020. 09. 20.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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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마스크 착용 등 기본 방역도 '미흡'…법망 피한 '헌팅포차'도 영업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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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완화된 후 맞은 첫 주말. 19일 오후 11시께,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 번화가는 이른바 불토를 즐기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사진=이주형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완화된 후 맞은 첫 주말, 강남과 홍대 등 서울의 대표적인 번화가는 불금·불토를 즐기는 사람들로 다시 붐볐다. 하지만 추석을 앞두고 방역당국이 연일 대규모 감염을 경고하는 것이 무색할 만큼, 술집과 음식점 등에서는 기본적인 방역수칙조차 지켜지지 않아 깊은 우려를 낳았다. 특히 ‘일반음식점’으로 분류된 일부 유명 헌팅포차가 영업을 재개하면서 ‘집단감염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19일 오후 11시께, 서울 홍대 인근 거리는 연인과 친구 등 젊은 이들이 오랜만에 기분을 내며 한껏 들뜬 분위기였다. 2주간 계속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의 답답함을 던져 버린 이들의 모습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하기 전 불야성을 이루던 이 곳의 밤거리가 떠올랐다.

수 많은 술집과 음식점 안에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고,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이른바 ‘핫플레이스’ 가게에는 한동안 볼 수 없었던 대기 줄도 생겨났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재유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은 듯 ‘거리두기’는 물론 ‘마스크 착용’조차 전혀 지켜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술집들은 테이블 간격을 띄우지 않았으며, 마스크를 쓰지 않고 다닥다닥 붙은 사람들은 술에 취한 채 목소리를 높여 떠들썩한 잡담들만 나눴다. 코로나19가 전파되기 쉬운 조건인 △밀폐된 공간 △밀접 접촉 △비말 전파 등을 완벽하게 모두 충족하고 있는 것이다.

거리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마스크를 벗은 흡연자들은 옹기종기 모여 담배를 피웠고, 일부는 바닥에 침을 뱉거나 친구를 향해 담배 연기를 내뿜는 장난을 치기도 했다.

홍대 인근의 한 술집에서 만난 박모씨(28)는 “머리로는 코로나19 재유행이 걱정되긴 한다”면서도 “그동안 밤9시 이후에 놀지 못한 스트레스가 쌓여서 그런지 생각 없이 놀게 됐다”며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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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11시께,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의 대표적인 헌팅포차가 불야성을 이루며 영업하고 있다./사진=이주형 기자
특히 이날 홍대와 강남역 인근에서 고위험시설로 분류된 ‘헌팅포차’는 여전히 문을 열지 않았지만, 일반음식점으로 분류된 ‘헌팅포차’는 버젓이 영업을 하고 있었다. 헌팅포차를 일반 술집과 분류하는 법적 기준이 없다는 점을 파고든 것이다.

헌팅포차에서는 오늘 처음 보는 20·30대 남녀들의 즉석만남이 성사된다. 이들은 이 과정에서 마음에 드는 상대를 찾기 위해 마스크를 벗고, 불특정 다수에게 접근해 귓속말을 하는 등 ‘밀접 접촉’을 시도한다.

강남의 한 헌팅포차를 방문한 최모씨(25)는 “밤새도록 빈자리가 생기지 않을 정도로 사람이 많이 왔고, 대부분의 남성들이 ‘즉석 만남’을 시도했다”며 “저도 2명의 여성과 합석했다”고 말했다.

이들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걱정은 컸다.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만난 한모씨(26·여)는 “코로나19 재확산이 걱정돼 이번 추석에는 집에만 있기로 했다”며 “나도 20대이지만 저렇게 인사불성인 20·30대의 모습을 보니 솔직히 힘이 빠진다”고 비판했다. 이어 “놀더라도 방역수칙은 철저하게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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