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재 난 서울 제기동 청과물시장 | 0 | 21일 새벽 서울 동대문 청량리 청과물시장에서 불이 난 가운데 소방당국 관계자들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제공=소방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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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앞둔 21일, 서울 청량리 청과물시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점포 수십곳이 불에 타는 등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코로나19로 올 한해 내내 깊은 시름에 빠졌던 상인들은 추석 대목에 큰 기대를 걸었지만 이마저도 화마에 쓸려가 망연자실, 할 말을 잃었다.
소방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32분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청량리 청과물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7시간여만인 오전 11시53분께 완전히 진화됐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전체 점포 69개 가운데 20개의 점포와 창고에 내 보관돼 있던 과일들이 소실됐다. 이 중 7개의 점포는 전소됐다.
화재가 발생한 시설에 스프링클러는 없었지만, 발화 당시 화재 알람 장치가 작동해 상인들이 무사히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은 전통시장 내 통닭집에서 발생해 청과물시장으로 옮겨붙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직후인 오전 4시43분 대응 1단계를 발령한 뒤 4시54분 대응 2단계로 위기 경보 단계를 상향했다.
경찰과 소방당국 등은 인력 총 226명과 소방 차량 58대를 동원해 진화 작업을 펼쳤고, 위기 경보 단계는 초진을 마친 오전 7시26분 다시 대응 1단계로 하향됐다. 이후 오전 8시9분에는 대응 1단계도 해제됐지만, 곳곳의 잔불을 잡는 데 약 4시간이 소요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자세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다음날인 22일 오전 11시에는 서울소방본부와 서울지방경찰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이 합동감식을 진행할 방침이다.
| 청량리 청과물시장 화재...물건 나르는 상인 | 0 | 21일 새벽 서울 동대문 청량리 청과물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사진은 화재 진압 후 상인이 남아있는 물건을 옮기는 모습./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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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추석연휴를 대비해 다량의 상품들을 준비해뒀다가 큰 낭패를 본 상인들은 망연자실한 모습을 보였다.
불길이 지나간 청과물 점포들은 지붕이 무너졌고, 곳곳에는 검게 탄 잔재가 쌓여 있었다. 또한 점포들 사이 통로에는 불에 그슬려 상품 가치를 잃은 과일들이 짓눌린 채 널브러져 있었다.
냉장창고를 운영한다는 고모씨(54)는 “보관 중이던 과일은 거의 다 탔다고 본다”며 “타지 않은 과일도 연기가 배어 팔 수가 없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대목이라서 물건도 많이 들어와 있었는데, 마음이 찢어진다”고 토로했다.
청과물 점포 주인인 이씨도 “추석 연휴를 앞두고 잔뜩 쌓여 있던 과일을 전부 폐기해야 할 것 같다”며 “코로나19 때문에 안 그래도 힘들었는데…”라고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이날 서울시는 “시장 상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보험 가입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방안을 해당 자치구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