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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배달 아이스크림마저 녹고 있다…드라이아이스 품귀 비상

코로나19로 배달 아이스크림마저 녹고 있다…드라이아이스 품귀 비상

기사승인 2020. 09. 21.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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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동구에 거주하는 박모씨는 지난 20일 프랜차이즈 아이스크림 전문점에서 아이스크림을 배달 주문했으나, 드라이아이스가 아닌 아이스팩에 포장된 채 배달받았다./출처=김예슬 수습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정유업계 공장 가동률이 줄어들면서 드라이아이스 수급에 심각한 상황이다. 수급 부족은 ‘코로나 특수’로 호황을 누리던 포장·배달 업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고, 소비자들은 드라이아이스 품귀 현상으로 불만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와 지난 여름 긴 장마까지 겹쳐 새벽배송과 배달이 증가한 가운데, 전자상거래 업계와 각종 배달·포장 업체가 드라이아이스 확보 전쟁에 나섰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드라이아이스 수요는 폭증하고 있지만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로 정유사와 석유화학사가 공장 가동을 줄이며 드라이아이스의 원료가 되는 이산화탄소를 안정적으로 공급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드라이아이스를 만드는데 쓰이는 이산화탄소는 대부분 정유과정에서 부산물로 얻어진다. 정유공장 가동률이 떨어지면 이산화탄소 생산량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속 비대면 온라인 쇼핑 확대로, 신선식품 배송이 급증해 드라이아이스 수요가 폭증한 것도 공급 악순환을 가중시킨 원인이 되고 있다.

드라이아이스 품귀현상에 배스킨라빈스와 나뚜루 등 프랜차이즈 아이스크림 전문점은 드라이아이스를 사용한 최대 포장 가능 시간을 2~3시간에서 1시간으로 줄이거나 드라이아이스 대신 아이스팩을 넣어주는 등 포장 방침을 바꿨다. 이로 인해 아이스팩 사용과 단열재 소비량 증가로 생활 폐기물 또한 늘어나 소비자들의 불만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아이스팩도 최저 냉각온도가 영하 3~4도 정도에 불과해 영하 18도 정도로 유지해야 하는 아이스크림을 녹지 않도록 포장하기엔 역부족이기때문이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빙수 배달 전문점을 운영하는 배지예씨(33)는 “원래 포장할 때 드라이아이스와 단열재를 이용했는데, 드라이아이스 가격이 두 배나 올라 아이스팩에 단열재를 더 많이 쓰는 방식으로 바꿨다”며 “포장법을 바꾼 후 ‘과대포장이다, 쓰레기가 많아서 처리가 힘들다’는 리뷰가 달려 곤란했다”고 토로했다.

서울 성북구 배스킨라빈스 매장에서 만난 손님 최모씨(30)도 “가는 데 2시간 걸린다고 해도 먹는 시간을 고려해서 그렇게 말하지 않느냐”며 “요즘에는 드라이아이스를 1시간 분량만 넣어줘서 먹을 때가 되니 아이스크림이 다 녹아있더라”고 한탄했다.

이어 “최근에 아이스크림을 배달시킨 적도 있는데 아예 단열재에 꽁꽁 싸인 채 아이스팩과 함께 오더라”며 “이전엔 비닐과 드라이아이스로 포장돼 분리수거도 쉬웠는데, 단열재는 분리수거도 힘들고 재활용도 제대로 안 된다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SPC, 롯데제과 등 업계관계자들은 “택배·배달시장이 커지며 드라이아이스 수요는 늘었지만, 원료 부족으로 당분간 예전처럼 드라이아이스를 쉽게 쓰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석유업계 관계자 역시 “액체 탄산으로 드라이아이스를 만들고 있기 때문에 여름철의 수급 대란은 피할 수 없었다”며 “수요 대비 여유분이 빠듯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만큼 당분간은 소비자들이 유념해주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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