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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수로기구, ‘동해·일본해’ 대신 ‘식별번호’ 표기 전망

국제수로기구, ‘동해·일본해’ 대신 ‘식별번호’ 표기 전망

기사승인 2020. 09. 21.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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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HO 11월 2차 총회 식별변호안 부의... 한·일 갈등 봉합 국면
반크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의 ‘동해는 대한민국’ 홈페이지 캡처
한·일 초유의 관심사인 ‘동해’(East Sea)와 ‘일본해’(Sea of Japan) 병기 문제가 오는 11월 열리는 국제수로기구(IHO) 총회에서 ‘고유 식별번호’ 부여로 결론날 전망이다. IHO가 바다를 특정 지명 대신 번호로 표기하는 방안을 제안했는데, 이 방안이 통과되면 일본은 더는 IHO 표기를 근거로 동해를 일본해라고 주장하기 어려워진다.

21일 외교부와 IHO에 따르면 IHO 사무총장은 오는 11월 16일 화상으로 진행되는 제2차 총회에서 국제표준 해도(海圖)집 ‘해양과 바다의 경계’(S-23) 개정을 위한 비공식 협의 결과를 회원국들에 브리핑한다. IHO가 발행하는 S-23은 해도를 만들 때 지침 역할을 한다.

1929년 초판부터 1953년 제3판까지 동해를 일본해로만 표기했으며, 한국 정부는 1997년부터 일본해 단독 표기를 반드시 동해 병기로 바꿔야 한다는 목표로 외교력을 집중해왔다. 세계 지도에서 동해로 표기한 비율은 2000년대 초 약 2%에 불과했지만, 최근 조사에서는 40%를 상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IHO는 이 문제에 대해 2017년 4월 열린 제1차 총회에서 관계국간 비공식 협의를 하고 그 결과를 이번에 보고하도록 했지만, 남북한과 일본은 IHO 사무총장 주재로 작년 4월과 10월에 개최한 두 차례 협의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에 IHO 사무총장은 바다에 지명을 부여하는 대신 ‘고유의 번호로 식별하는 체계’(a system of unique numerical identifiers)를 도입하는 방안을 양국에 제안했다. 이를 위해 해양과 바다의 경계 정보를 담은 ‘S-130’이라는 새로운 표준을 개발하자고 했다.

디지털화 시대에는 이름보다 숫자가 전자항해 등 지리정보체계에 활용하는 데 유용한 만큼 모든 바다에 고유 번호를 부여하자는 방안으로, 이 경우 동해나 일본해 둘 다 사용하지 않게 된다.

이 방안은 2차 총회에서 안건으로 부의될 예정이며, 회원국들에도 이미 회람됐다. IHO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S-23 개정안에 대한 회원국 의견이 대체로 긍정적이어서 통과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일본도 의견서에서 수로 정보를 디지털 환경에 더 적합하게 만들고자 하는 취지를 이해한다면서 “IHO 사무총장과 회원국들과 건설적으로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캐나다, 프랑스, 노르웨이, 스웨덴, 미국 등도 긍정적인 입장이다. 북한도 IHO에 지지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IHO 제안이 통과되면 그동안 일본이 일본해라고 주장할 때 근거로 제시한 S-23을 대체할 새로운 표준이 도입되기 때문에 일본의 주장이 약해지는 효과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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