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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뭐볼까]베고 찌르는 검의 목적에 충실한 ‘검객’

[영화 뭐볼까]베고 찌르는 검의 목적에 충실한 ‘검객’

기사승인 2020. 09. 23.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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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객
장혁 주연의 영화 ‘검객’이 23일 개봉된다./제공=오퍼스픽쳐스·㈜더웨이브E&M
조선 최고의 검객 태율(장혁)은 자신이 모시던 광해군(장현성)이 폐위되자 속세를 등진다. 명나라를 대신한 청나라의 횡포로 백성들의 신음이 갈수록 커져가는 가운데, 청나라 황족 구루타이(조 타슬림)는 잔인무도한 살수 집단을 이끌고 와 조정을 압박하기 시작한다.

인조 반정을 주도한 권력의 핵심 이목요(최진호)는 딸이 청나라에 공녀로 끌려갈까봐 태율의 딸 태옥(김현수)을 수양딸로 삼으려 하고, 태옥은 아빠의 아픈 눈을 치료하겠다는 일념으로 아무 의심없이 이목요의 이같은 제의를 받아들인다. 이목요의 간사한 속셈을 눈치챈 구루타이 무리는 태옥과 이목요의 딸을 잡아가고, 태율은 태옥을 구하기 위해 검을 다시 든다.

23일 개봉된 ‘검객’은 언뜻 모순처럼 들리지만, 기시감이 진하게 느껴지면서도 꽤 이색적인 액션 사극이다. 전체적인 구성과 형식은 기존의 액션물들과 대동소이한 반면, 디테일한 구석은 비교적 독창적이기 때문이다.

검객
장혁(왼쪽)과 조 타슬림이 영화 ‘검객’에서 연기 대결을 펼치고 있다./제공=오퍼스픽쳐스·㈜더웨이브E&M
은둔 고수가 사랑하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숨겨왔던 실력을 발휘한다는 설정은 이제껏 수없이 많은 영화에서 봐 온 탓에 조금은 진부하다. 다소 불친절한 캐릭터 소개와 매끄럽지 못한 에피소드 이음새 역시 액션물마다 되풀이되던 단점들이다. 따라서 이같은 문제점들은 연출자의 ‘선택과 집중’으로 발생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몰라서’가 아니라, ‘알고서도’ 갔다는 얘기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면서 이전의 액션 사극과 가장 차별화되는 지점은 기대했던대로 장혁의 검술 액션이다. 배우 자신이 실제로 오랫동안 수련했던 절권도처럼 아주 간결하고 날카로운 칼놀림을 선보인다. 비장한 눈빛과 치열한 신경전이 액션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던 예전과 확실히 다르다. 극중 대사를 인용하면, “베고 찌르는” 검의 목적을 충실히 수행한다.

외국인 배우로는 보기 드물게 한국어 대사를 무리없이 소화한 인도네시아 연기자 조 타슬림도 눈 여겨볼 만하다. 아시아 액션물의 새로운 도약을 제시했던 ‘레이드 : 첫번째 습격’과 할리우드 액션 블록버스터 ‘분노의 질주 : 더 맥시멈’ 등으로 얼굴을 알렸는데, 조재현과 청룽(성룡)을 섞어놓은 듯한 외모 및 카리스마 넘치는 액션 연기가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하게 한다.

명절 연휴 가볍게 관람하기 적합한 킬링타임용 액션물로, 최재훈 감독의 데뷔작이다.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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