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낫지 않는 폐렴·결핵, ‘원발성 폐 융모암’ 의심해야

낫지 않는 폐렴·결핵, ‘원발성 폐 융모암’ 의심해야

기사승인 2020. 09. 23.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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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난치성 원발성 폐융모암에 대한 항암화학요법 치료 성공 사례가 최근 국제 학술지에 게재됐다. 중앙대학교병원이 자궁이나 고환에 생기는 악성종양인 융모암을 폐에서 진단, 치료에 성공했다.

23일 병원 측에 따르면 산부인과 이은주<사진> 교수와 김지혜 전공의는 최근 ‘원발성 폐 융모막 암종’을 항암화학요법으로 성공적으로 치료한 사례 보고 논문’을 국제암학술지 ‘캔서 인베스티게이션(Cancer Investigation)’ 최신호에 발표했다.

1.중앙대병원 산부인과 이은주 교수 프로필 사진
교수팀에 따르면 여성 A씨(44)는 발열 및 호흡곤란과 가슴통증으로 인근 병원에서 진료를 보고 폐렴으로 진단돼 2주간 항생제 치료를 했지만 증상이 전혀 호전되지 않아 찾은 중앙대병원에서 원발성 폐 융모암 진단을 받았다.

융모암은 자궁이나 고환에 생기는 악성종양으로, 원발성 폐 융모암은 다른 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고 매우 드물게 폐에만 존재한다. 융모암으로는 희귀해 현재까지 보고된 사례가 65증례에 불과하고, 진단에 필요한 전형적인 병의 모습이나 표준 치료가 현재까지 정립돼 있지 않다.

특히 융모암이라고 생각지 못하고 호흡곤란과 가슴통증, 객혈 등의 비특이적 증상으로 폐렴이나 결핵 등 다른 병으로 오인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거나 진단의 어려움으로 치료가 늦어져 사망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사망 후 부검을 통해서 뒤늦게 진단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 교수는 “원발성 폐 융모암의 65증례를 살펴보면 20% 환자에서는 융모암일 거라는 생각은 못해 진단을 못하는 사이에 빠르게 진행돼 결국 치료도 못하고 부검을 통한 조직검사로 진단됐다”며 “나머지 약 80%는 폐암으로 오진해 수술적 치료가 시행됐고 수술 후 조직검사를 통해서 융모암으로 진단됐지만 53.8%만이 치료가 됐고, 46.2%는 치료에 실패해 사망해 사망률이 높고 예후가 매우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A씨는 중앙대병원에서 흉부CT검사 상 처음에는 전이성 폐암이나 결핵이 의심됐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혈액검사나 결핵검사는 모두 음성이었다. 교수팀은 다학제 진료를 통해 CT 영상을 보면서 조직검사를 하는 ‘CT유도 폐 조직검사’를 시행했고, 폐 조직검사에서 융모암이 확인됐다. 융모암 종양표지자검사인 B-HCG(융모성성선자극호르몬, 정상 5미만) 측정 결과도 60만 수치로 크게 상승돼 ‘원발성 폐 융모암(PPC)’으로 진단했다.

특히 A씨의 경우 병변이 양측 폐 전반에 걸쳐서 퍼져있는 양상이었기 때문에 수술적 치료는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교수팀은 복합 항암화학요법 치료로 성공적인 치료 결과를 얻었고 환자는 퇴원 후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건강한 상태다.

이 교수는 “원발성 폐 융모암의 치료 예후가 안 좋았던 이유는 증상이 모호하고 질병에 특이한 진단 소견이 정립되지 않은데다 워낙 희귀해서 이 질병의 존재를 몰라 진단이 늦고 빠르게 진행하는 병이다 보니 진단이 늦어진 사이에 진행이 되어 치료도 못해보고 사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수술과 항암화학요법 또는 둘 다의 조합으로 치료받은 환자는 유사한 치료 결과를 보였으나 ‘원발성 폐 융모막 암종’에 있어서 항암치료요법 효과가 높아 선호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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