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취재뒷담화] 점포수 전국 1위 농협은행이 점포 함부로 못줄이는 이유는

[취재뒷담화] 점포수 전국 1위 농협은행이 점포 함부로 못줄이는 이유는

기사승인 2020. 09. 24. 06: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문누리_아시아투데이_기자
최근 시중은행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거래고객이 급증하자 비용축소를 위해 점포를 대폭 줄이고 있습니다. 반면 상대적으로 농협은행은 그 속도가 더뎌보이는데요. 이는 농협은행이 농촌지역 점포가 ‘무수익’ 또는 ‘적자 지점’ 상태더라도 쉽게 줄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신한·KB국민·우리·하나은행 등 국내 4대 시중은행의 영업점 수는 상반기 기준으로 3394개입니다. 지난해 말 3525개에 비해 131곳이 줄어든 것인데요. 평균 은행당 32곳 이상 줄어든 셈입니다. 반면 같은 기간 농협은행은 지점수를 1135개에서 1132개로 3곳만 줄였습니다.

은행별로 비교하면 차이가 더 극명해 보입니다. 국민은행은 8월 말 기준 현재 1003개로 지난해 말(1051개)보다 48곳이나 줄었습니다. 하나은행도 지난해 말 724개였던 지점수를 674개로 50곳 줄였죠.

모바일뱅킹 이용이 보편화된 데다 코로나19로 비대면 거래고객이 대폭 늘자 은행들이 비용절감 차원에서 영업점 통·폐합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실 농협은행도 다른 시중은행과 비슷한 환경에 처해있습니다. 하지만 대응방법은 다릅니다. 농촌 지역의 금융 활성화를 위해 만들어진 은행인 만큼 이용이 저조한 지방 영업점도 쉽게 줄일 수 없습니다. 지방 영업점은 주로 구시가지에 모여있는데 유동인구가 줄고 부동산 가치도 떨어져도 ‘비용’만 고려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시중은행 영업점 60~70%가 도시권에 있다면, 농협은행은 농촌지역에 점포 60~70%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언택트가 트렌드가 되면서 은행들의 영업점포 축소는 더욱 빨라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농촌지역이나 고령계층은 되레 금융서비스 사각 지대에 놓여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시중은행들도 비용만 생각해 점포를 빠르게 줄여가는 것보다 농협은행이 사회적 책임 차원에서 점포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충분히 감안해야 합니다. 금융편의성은 남녀 노소 누구에게나 공통적으로 주어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