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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의 신성장동력 육성법…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분사는 언제쯤

최태원의 신성장동력 육성법…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분사는 언제쯤

기사승인 2020. 09. 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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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회사 'SKIET' 3000억 프리IPO 성공
M&A위해 대규모 투자자금 필요
상반기 2187억 적자, 흑자전환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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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에서 지난해 분사한 배터리 소재 기업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면서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부문 행보도 주목받고 있다. 배터리사업은 초기 투자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내부보다는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경쟁사인 LG화학이 배터리사업을 분사하기로 하면서 SK이노베이션 역시 이 같은 전략을 꾀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관건은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사업이 얼마나 빠르게 자체적인 수익성을 확보하느냐다. 수익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어서다.

SK그룹이 신성장동력을 키우기 위한 전략에도 변화를 꾀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최태원 회장이 그룹을 성장시키는 과정에서 가장 큰 덕을 본 전략은 ‘인수합병(M&A)’이었다. 최 회장은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 하이닉스(현 SK하이닉스) 인수로 SK를 성장시키면서 ‘승부사’라는 별명도 얻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경영 환경의 변화로 대규모 M&A를 진행하기에는 녹록지 않다. 새로운 사업을 키우기 위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M&A를 진행하기에는 위험 부담이 커졌다. 최 회장이 자체 사업을 성장시킨 후 투자자금을 외부에서 조달하는 방식을 택한 배경이다. SK 지주사의 생명과학사업부문이었던 SK바이오팜이 분사 후 상장까지 완료했던 경험이 자신감도 붙었다. 다만 아직까지 배터리사업에서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분사 시점은 사업이 안정적인 궤도에 올라섰을 때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SKIET는 상장 추진을 본격화한 후 지난 23일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했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는 정식 IPO 이전에 일정 지분을 투자자에게 매각하는 자금 유치의 한 형태다. SKIET는 IPO 전에 3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게 되면서 향후 상장의 기대감도 키우고 있다.

SKIET의 프리IPO 성공은 앞서 SK바이오팜의 성공 사례가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해석이다. 지난 2011년 SK 지주사 산하에 있던 생명과학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하면서 출범한 SK바이오팜은 신약 개발 성과를 내면서 지난 7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SK바이오팜은 특히 상장 첫 날 시초가가 공모가의 두 배로 형성된 후 상한가를 기록하는 ‘따상’을 달성하기도 했다. SK의 미래 성장동력 중 하나인 바이오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만큼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됐다.

업계가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부문 분사를 주목하는 건 배터리가 SK의 미래 먹거리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까지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사업부문은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탓에 당장 분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은 적다. 올해 상반기에만 2187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매출 증가 등 배터리 사업가치도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4분기부터 배터리 부문은 선순환 국면에 접어든다”며 “내년 기준 배터리 사업가치는 8조8000원으로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규모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향후 흑자를 기록하면 분사·상장도 가시화될 가능성이 크다. 중요한 건 어느 시점에 분사를 추진할지다.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때 상장하는 것이 더 많은 자금 조달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다만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배터리 사업부문의 분할에 대해서는 아직 논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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