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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스토어가 잘 키운 PB, 열 화장품 안 부럽다

H&B스토어가 잘 키운 PB, 열 화장품 안 부럽다

기사승인 2020. 09. 28.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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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상품의 프리미엄 포지션 도전
올리브영 시코르 세포라 PB 상품 키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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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영이 28일 출시한 웨이크메이크 ‘스피디 젤 네일’/제공=올리브영
헬스앤뷰티(H&B) 스토어들이 자체브랜드(PB)상품 키우기에 한창이다. 화장품 구매 채널이 다양화되면서 PB상품이 차별화를 꾀하는 무기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PB는 자체 브랜드, 스토어 브랜드 등으로 불린다. 유통채널을 가진 업체가 상품을 직접 기획하고 생산해 자사 유통채널에서 판매하는 브랜드를 뜻한다. 중간 유통비용이 들지 않고 광고나 마케팅 비용도 거의 발생하지 않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8일 올리브영에 따르면 PB 상품 매출이 전체의 10%를 차지한다. 올리브영은 △웨이크메이크 △라운드어라운드 △필리밀리 △보타닉힐보 등 10개의 자체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올리브영의 지난 상반기 매출이 9357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약 900억원이 PB상품 매출이었다는 의미다.

올리브영은 ‘올리브영’이라는 이름 그대로 출시하는 상품도 많지만, 카테고리별로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웨이크메이크는 셀프 스타일링 메이크업 브랜드로 주력 카테고리는 립과 아이섀도다. 2015년 출시 후 연평균 150%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한 효자 PB로 꼽힌다. 최근에는 셀프 네일 시장 확대에 주목해 젤 네일 시리즈를 출시했다.

시코르는 바디·헤어·클렌징·메이크업 PB상품을 판매한다. 올리브영처럼 자체 브랜드를 두지 않고 대형 마트처럼 ‘시코르’라는 이름을 붙였다. 전체 매출에서 PB가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10%를 밑돌지만, 클렌징과 메이크업 품목은 입소문난 제품이 적지 않다.

세포라는 스킨케어·색조·헤어·바디·뷰티툴 등 카테고리 별로 1300여 개의 PB상품을 판매한다. 국내에서는 ‘세포라 컬렉션 울트라 글로우 세럼’이 높은 판매량을 기록한 PB상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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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라 컬렉션 ‘울트라 글로우 세럼’, ‘워터프루프 아이 메이크업 리무버’, ‘클래리파잉 로션’(왼쪽부터)/제공=세포라
올리브영·시코르·세포라의 강점은 판매 데이터다. 카테고리별 제품 판매 데이터를 분석해 화장품의 제형·성분·색상 등을 기획할 수 있다. 회원 관리를 통해 고객의 연령대별 수요도 파악할 수 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온·오프라인에서 창출되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트렌드에 대응하면서도 기존 상품과 차별화된 자체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코르 관계자는 “신세계백화점의 화장품 편집숍인 시코르는 백화점이 수 십년 간 쌓아온 영업노하우를 바탕으로 PB상품 기획에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포라는 주요 국가들의 뷰티 트렌드를 분석해 상품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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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시코르 매장에 진열된 ‘시코르 컬렉션’/사진=박지은 기자 @Ji00516
PB 상품 확대는 유통채널간 경쟁 심화를 의미한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을 구매할 수 있는 온·오프라인 채널은 이미 포화 상태”라며 “자체 브랜드의 ‘팬’을 늘리면 고정 고객, 유입 확대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PB 시장의 성장은 화장품 뿐만 아니라 소비재 카테고리 전반에서 일어나고 있다. 아마존·쿠팡·마켓컬리·무신사 등 온라인 플랫폼이 PB 상품을 크게 늘리고 있고 이들 이전엔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가 있었다. 대형 유통채널의 PB 상품군은 뷰티, 반려동물용품·식음료·의류·헤어 등 전 품목을 아우른다.

PB 상품의 품질과 디자인이 프리미엄 브랜드와 경쟁할 수 있는 수준으로 올라왔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병규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저서 ‘노 브랜드 시대의 브랜드 전략’에서 “최근 등장하는 PB상품은 유명 브랜드 상품만큼 좋지만 가격은 약간 저렴하게 공급된다”며 “PB가 프리미엄 포지션을 차지하게 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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