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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악의 꽃’ 이준기 “피·땀·눈물의 필모그래피, 배우로서의 욕심”

[인터뷰] ‘악의 꽃’ 이준기 “피·땀·눈물의 필모그래피, 배우로서의 욕심”

기사승인 2020. 10. 0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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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준기가 ‘악의 꽃’으로 다시 한 번 도전을 이뤄냈다./제공=나무엑터스
이준기의 도전은 이번에도 성공적이었다.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악의 꽃’(극본 유정희, 연출 김철규)은 사랑마저 연기한 남자와 그의 실체를 의심하기 시작한 아내의 ‘고밀도 감성 추적극’이다. 초반 3%(닐슨코리아·전국 유료가구 기준)대의 시청률로 시작해 최종회가 자체 최고 기록인 5.7%로 마무리 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어려운 작품이었던 만큼 이준기는 종영 뒤 복합적인 감정이 느껴졌다고 한다. 그는 “작품을 완주했다는 안도감, 초반에 느꼈던 무게감을 무사히 완결로 승화시켰다는 성취감, 또 현장에서 함께 한 분들을 떠나보냈다는 헛헛함. 만감이 교차한다. 참 외로우면서 많은 것들에 감사한 지금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준기는 극 중 ‘도현수’라는 정체를 숨기고 살아가는 ‘백희성’을 연기했다. 연쇄살인마 아버지를 둔 탓에 사이코패스 기질을 물려받은 도현수이지만 아내 차지원(문채원)에 대한 마음은 누구보다 깊었다.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사이코패스인 동시에 격정 멜로도 보여줘야 했기에 결코 쉬운 역할은 아니었다. 그런 만큼 ‘악의 꽃’의 도현수는 이준기라는 배우의 필모그래피에 유의미한 작품과 역할로 남게 됐다.

“백희성과 도현수를 동시에 연기하면서 다양한 인물들과의 관계에서 보여지는 리액션에 상당한 공을 들였어요. 감정을 느낄 수 없는 현수이기에 작은 표현부터 리액션 하나하나가 신 자체에 큰 힘과 설득력을 줄 것이라 생각했거든요. 감독님, 작가님과 비롯해 카메라 감독님, 배우들과 계속 생각을 나누며 완성했어요. 자칫 잘못하면 너무 뻔하거나 단조롭게 표현되어 도현수라는 인물이 단순한 무감정 사이코패스로 보일 수 있었기에 디테일한 부분에 집중을 했습니다.”

워낙 액션에 강한 이준기이지만 특히 이번 ‘악의 꽃’은 고난도 액션이 많았다. 이준기는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은 없었다”라며 여전한 체력을 자랑했다.

“평소 운동을 좋아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은 없었어요. 힘들고 지치기보단 ‘내가 동선을 만들고 액션을 취해야 시청자분들이 이 신에서 오는 감정과 느낌을 오롯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더 많이 했어요. 이번 작품은 특히 제가 좋아하는 액션을 10분의 1 정도로 줄이자고 다짐했어요. 화려하거나 거친 액션들보단 감정에 더 집중했죠. 처절하게 내몰리는 신들의 경우에도 대역 없이 직접 몸을 부딪치면서 시청자들이 더 몰입할 수 있게 노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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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5년 영화 ‘왕의 남자’로 스타덤에 오른 이준기는 인기와는 별개로 다양한 도전과 역할에 임해오며 배우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두터운 팬층도 이 같은 이준기의 노력 덕에 더욱 단단해졌다. 이번 ‘악의 꽃’에 대한 팬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악의 꽃’은 멜로적 특성이 짙어 기존보다 더 다양한 계층의 팬들이 많아져 신기했어요. 시작부터 글로벌 팬 분들이 서울 전역에 다양한 광고를 진행해줬고, 방영 중에는 실시간으로 지원이와 현수의 감정에 함께 아파하고 사랑해주셔서 깊은 감동을 받았어요. 특히 저의 이런 역할을 좋아해주시는 팬분들이 많은데, 제가 즐겁고 유쾌한 이야기보다 슬픔, 아픔, 고독 등의 감정이 묻어나는 작품을 좋아해요. 저의 필모가 본의 아니게 피, 땀, 눈물로 채워졌더라고요(웃음). 아직도 배우로서 어렵고 깊은 감정선을 표현해내고 싶은 욕심이 큰 것 같아요.”

2017년 방송된 tvN ‘크리미널 마인드’ 이후 다시 재회한 문채원과의 호흡도 호평을 받았다.

“문채원 배우와는 ‘악의 꽃’으로 만나기 전에도 몇 번 만나 각자 고민 중인 작품 이야기나 인생 이야기를 나누곤 했어요. ‘악의 꽃’ 출연 결정도 채원 씨가 ‘오빠가 충분히 매력적으로 만들 수 있는 캐릭터’라고 해줘 자신감을 얻었죠. 문채원 씨는 현장에서 집중력이 상당히 높고 섬세해요. 서로 연기 합을 맞춰갈 때 제가 감정적인 부분에서 더 자극 받고 도움을 받기도 했어요. 차지원이 있었기에 도현수도 더 절실했죠.”

마지막으로 이준기는 ‘악의 꽃’이 남다른 의미로 남았음을 전하며 앞으로의 작품도 기대를 부탁했다.

“책임감에서 고민이 많았던 작품인데 이렇게 잘 완주한 것만으로도 너무나 감사해요. 사실 저는 삶에 있어서 성장하고 잘 되는 것보다 꿈꾸는 것들과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한다는 충만함, 행복감이 더 중요하다고 느껴요. 그게 저의 삶의 의미이자 중요한 가치고요. 그런 만큼 ‘악의 꽃’은 저에게 좋은 자양분이 됐고 인간 이준기를 한 층 견고하고 풍성하게 만들어줬다고 생각해요. 또 성실하게 몸과 마음을 잘 준비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다음 작품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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