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1000대 기업, 코로나19 속 유동성 확보, 디지털화 과속

덴마크 일간 베를링스케 1000대 기업 선정
코로나19, 업종별 기업실적에 명암
덴마크 최고경영진 과반, 올해 실적 긍정..80% 내년 실적 긍정 전망
기업인수시장 재활성화, 디지털화 주목

덴마크 대기업들의 실적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명암이 뚜렷이 갈리고 있다고 덴마크 주요 일간지 베를링스케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울러 덴마크 주요 기업과 금용사들의 최고경영진들은 올해와 내년 실적이 현상 유지 또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재택근무와 여행 제한조치로 기업들의 비용이 감축돼 현금 유동성이 확보된 것이 기업 인수 시장을 다시 활성화하고, 디지털화 투자가 유통 시장에 큰 변화를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를링스케는 매년 매출액 기준 1000개사를 선정해 이들의 최근 회계연도 매출 및 영업실적·이윤·자본금·고용 규모와 전년 대비 실적변동을 분석하고, 주요 최고경영진 패널 인터뷰를 통해 해당 연도와 다음 해의 경제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베를링스케 분석에 따르면 해운업의 강자인 A.P.묄러-매어스크가 전년에 이어 부동의 1위를 굳건히 지켰다. 하지만 이를 뒤따르는 기업들은 치열한 순위 경쟁을 벌이고 있다.

덴마크 기업들은 전반적으로 건실한 외형 성장을 유지해왔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여파가 기업 실적에 업종에 따라 다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덴마크 10대기업 2019년 실적(단위: 백만DKK, 1DKK = 183.30원)./자료=베를링스케

헨릭 물밸 KPMG 대표는 베를링스케 인터뷰에서 “공항·항공·호텔 등 코로나19 위기로 가장 심각한 타격을 받은 업종은 장기간 출혈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그러나 그 밖에 다수의 업계는 향후 전망에 대한 다소간의 불확실성을 제외하면 대체로 위기 전 궤도로 복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베를링스크 최고경영진 패널 설문조사 결과(1000대 기업 및 25대 금융기관 최고경영진 중 960명 중 183명 응답)도 이러한 평가와 궤를 같이한다. 덴마크 주요 대기업 최고경영진의 절반 이상이 2020년도 실적에 대해 현상 유지 또는 증가를 전망했다. 2021년에 대해서는 80% 이상이 증가 또는 현상 유지를 내다봤다.

자료=베를링스케 덴마크 최고경영진 패널 설문조사

덴마크 전경련(DI)의 앨런 쇠렌센 수석이코노미스트도 이 같은 평가에 동의하면서 “제약과 정보통신기술(IT) 분야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아직도 감염자 수가 증가세를 보이고, 여행 제한을 포함해 사회 전반에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한 제약 조치가 재도입, 강화되는 추세를 감안할 때 백신 개발이 완료돼 배포되지 않는 한 향후 경제 전망은 매우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물밸 대표는 기업 인수 시장의 재활성화와 디지털화의 가속화 현상과 관련, “많은 기업이 위기 전부터 이미 현금잔고를 충분히 보유하고 있었던 데다가 재택근무와 여행 제한조치로 인한 비용감축 효과로 유동성 축적이 더해진 상황”이라며 “코로나19 위기로 일시적으로 위축된 기업 인수 시장이 축적된 유동성을 기반으로 다시 활력을 찾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이밖에 주목할 것으로는 3개월간의 봉쇄(lockdown)를 겪으며 기업들이 업무 시스템뿐 아니라 유통·판매 등 전반에 걸쳐 디지털화에 큰 투자를 실시했으며 이는 오프라인 소매업계에 큰 여파를 미칠 것이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