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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전통 제약사와 바이오사 간 ‘미묘한 신경전’…왜?

[취재뒷담화] 전통 제약사와 바이오사 간 ‘미묘한 신경전’…왜?

기사승인 2020. 10. 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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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치료제와 백신 등을 개발하는 제약·바이오기업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갈수록 뜨겁습니다. 그러나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이 역사상 전례 없는 인기를 끌수록 두 업계 간 미묘한 신경전도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바이오사들의 코로나19 임상시험 관련 소식은 언론에 공개될 때마다 주가가 들썩입니다. 이에 대해 제약업계는 썩 유쾌하지 않다는 반응입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원래 임상 1상·2상 정도는 기사로 내지도 않는데 전임상도 외부에 알려 시장에 혼선을 주는 바이오 기업이 많다고 비난했습니다. 통상 신약이 개발될 때까진 수년이 걸리고, 임상시험 과정에서도 변수가 많다 보니 단기적인 성과를 시장에 공개하는 건 아니라는 겁니다. 또 바이오업계가 과도한 보도자료를 내고, 최고경영자(CEO) 등이 직접 홍보에 나서면서 원래 ‘천천히 느리게’ 가는 업종인 제약업계가 최근 들어 혼돈에 빠진 것 같다고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제약 업계는 전통 제약사와 신생 바이오사들을 묶기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우선 기업의 수익구조가 다르다는 점입니다. 전통 제약사들은 개발하는 약이 여러 가지인데 반해 바이오사는 보통 한 가지 약을 판매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 제약업계의 경우 대중을 상대로 홍보하는 데 집중하지만, 바이오업계는 투자를 받아야 하다 보니 주주들에 대한 홍보에 치중하고 있는 점이 대표적으로 다릅니다.

반면 바이오 업계에서는 전통 제약사들의 이 같은 ‘선 긋기’에 대해 아쉽다는 반응이 지배적입니다. 한 바이오 업계관계자는 전통 제약사는 지금까지 벌어놓은 자본도 충분하고, 대표 상품으로 꼽히는 ‘캐시카우 의약품’도 있어 투자를 원활히 할 수 있으나, 바이오 기업은 기술만 있고 돈은 없다고 전했습니다. 그렇다 보니 펀딩 차원에서라도 개발 상황을 단계별로 알리고 있다는 겁니다. 아울러 신약 개발 관련 소식을 전하는 건 기업의 도리를 다하는 것이지, 투기를 유도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현재 두 업계의 협회를 보면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한국바이오협회’ 등 세 개로 쪼개져 있습니다. 그만큼 의견 일치가 잘 안된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는데요. 비록 두 업계는 입장이 다르지만 인간의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가장 중요한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데는 이견이 없습니다.

‘대립’보다는 ‘협력’을 통해 업계의 발전을 이끌어 나갈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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