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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혼란할 때일수록 본질에 충실해야

[칼럼] 혼란할 때일수록 본질에 충실해야

기사승인 2020. 10. 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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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근 대한변협 부협회장.
도무지 마음이 안정되지 않고 뭔가 부족한 것 같은 하루를 또 보냈다. ‘코로나19’ 이후에 느끼는 반복되는 일상이다. 너무나 당연해서 느끼지 못했던 그냥 ‘일상’이라는 것이 이렇게 소중한 것인지 새삼 절실하게 깨닫는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사회의 갈등과 대립은 우리를 더욱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이처럼 진보와 보수, 세대 간, 계층 간, 지역 간의 극단적인 대립과 반목의 시기가 또 있었던가 싶다. 어느 것이 진실이고, 어떤 삶을 살아가야 되는지 도대체 감을 잡기가 어렵다. 가까운 사람과도 생각이 크게 다르고, 어떤 것에 대한 평가도 서로 많이 다르다. 서로 다른 것이 당연한 일이기도 하지만, 결국 서로 공감하는 부분이 적고 소통하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서로 불편하고 불안하다. 무엇보다 마음이 편하지가 않다.

더구나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방식 또한 너무 과격하다. 상대방이 듣기 싫어할 만한 용어를 골라 쓰면서, 비난을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것 같다. 지도자를 기생충에 비유하고, 정부에 반대하면서 친일을 마다하지 않고,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 하느님까지 비하하는 느낌이다. 상대의 약점을 잡기 위해서 온갖 정보를 색출하고, 거짓 정보까지 확대 재생산하기도 한다. 우리 사회의 오피니언 리더라고 자처하는 사람들까지 본질을 떠나 말꼬투리를 잡고 서로 깎아내리기 바쁘다.

이렇게 혼란스러운 상황일수록, 우리는 문제가 되는 그 사안에 대한 본질을 이해하고 그에 대한 직접적인 원인과 해결 방법을 찾아내는 노력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인사청문회의 본질은 어떤 사람이 그 직책을 맡을만 한 능력이 있는지를 검증하는 것이 중점이 돼야 한다. 물론 그 사람의 도덕성과 그 가족에 대한 것도 기준 중의 하나일 수 있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닐 것이다. 사람이 모든 면에서 완벽하다고만은 할 수 없을 것이고, 요구하는 기준이 지나칠수록 그 자리에 적합한 사람은 그 자리를 회피하려고 할 것이다. 그것은 국가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최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공수처장 후보자 추천위원을 놓고 정치권은 또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여당에서는 야당이 야당 몫의 추천위원을 내지 않고 공수처 출범 자체를 무산시키려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오는 10월26일까지를 마감시한으로 두고 그 때까지 공수처장을 추천하지 않으면 공수처법을 개정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이는 앞으로 우리 정국을 강타할 또 하나의 뇌관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 설치 문제는 오래전부터 논란이 돼왔다. 이것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시각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공수처 설치의 본질은 검찰개혁에 있는 것이다. 당사자인 검찰과 야당의 반대가 있고, 고위공직자 포함 범위와 관련해서는 대법원과 경찰청이 최근 다른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는 국사 시간에 어떤 제도의 형성 과정과 배경, 또 어떻게 시행됐는지에 대해서 공부하고 비판해 왔다. 아직 모르긴 해도 지금의 공수처 설치와 그 시행여부도 우리 역사에 기록될 만하다. 역사는 흘러 후세에 우리의 후손들이 오늘의 공수처에 대해서 물어보면 우리는 뭐라고 답할 수 있을까. 우리는 왜 공수처 제도가 필요한 것인지 그 본질을 이해하고 거기에 맞는 제도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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