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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훈 “종전선언-비핵화, 선후·경합 정도 문제 존재...따로 놀 수는 없어”

서훈 “종전선언-비핵화, 선후·경합 정도 문제 존재...따로 놀 수는 없어”

기사승인 2020. 10. 16.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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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훈 실장 방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폼페이오 국무장관 회담
"종전선언과 비핵화 과정 선후관계·결합정도 문제 있지만 따로 놀수 없는 건 상식"
"남북관계, 미국 등 주변국과 협의", 독자추진과 선그어
서훈 실장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15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D.C. 국무부 청사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회담 후 특파원들과 만나 “여러 문제에 관해 충분히 토론했다”면서도 “종전선언에 대해 특별히 깊이 얘기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사진=워싱턴 D.C.=하만주 특파원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14일(현지시간)과 15일 각각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과 만나 한·미 현안과 북한 비핵화 문제 등에 관해 논의했다.

서 실장의 방미는 미국 대선을 20일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이뤄져 문재인 대통령이 연일 추진 의사를 밝히고 있는 한국전쟁 종전선언 협의가 주목적이 아닌가라는 관측을 낳았다.

하지만 서 실장은 이날 워싱턴 D.C. 국무부 청사에서 폼페이오 장관과 회담 후 특파원들과 만나 “여러 문제에 관해 충분히 토론했다”면서도 “종전선언에 대해 특별히 깊이 얘기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서 실장은 우리 정부의 종전선언 추진이 ‘선(先) 종전선언·후(後) 북한 비핵화’라는 지적에 대해 “종전선언 문제는 항상 협상 테이블 위에 있던 새로운 문제가 아니고, 한·미 간에 다른 생각이 있을 수 없다”며 종전선언과 비핵화 과정의 선후 관계와 결합 정도 문제는 있지만 비핵화와 종전선언이 ‘따로 놀 수 없다는 것은 상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너무 다른 해석, 과다한 해석은 하지 않는 게 좋고,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서훈 실장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15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D.C. 국무부 청사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회담 후 특파원들에게 회담 결과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워싱턴 D.C.=하만주 특파원
‘과다한 해석 회피’ 당부에도 불구하고 서 실장의 언급은 한·미 공유하고 있던 ‘선 비핵화·후 종전선언’ 원칙이 더 이상 유지되지 않고 있으며 한·미 간에 선·후와 결합 정도를 놓고 이견이 존재한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종전선언을 먼저 한 후에도 비핵화 조치가 ‘즉각’ 이행되지 않는 것조차도 용인할 수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다만 서 실장은 남북 관계 진전이 미국과의 논의의 틀 내에서 진행된다는 원칙은 재확인했다.

그는 “남북관계는 남북만의 관계라고 할 수 없다. 모든 것이 미국과 주변국과 서로 함께 의논하고 협의해서 진행해야 할 문제이기 때문에 그렇게(한국 독자적으로) 되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까지 그렇게 돼왔고, 남북관계나 북한과의 핵 협상 시작도 폼페이오 장관이 CIA(미 중앙정보국) 국장으로 있을 때 긴밀하게 협의한 가운데 계속돼 온 것 아닌가”고 반문했다.

서 실장은 미 대선이 채 20일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 방미한 배경과 관련, “(7월) 안보실장 취임 후 오랫동안 서로 협의해왔다”며 오브라이언 보좌관·폼페이오 장관과 한미동맹 관리,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등 한반도 정세 평가 공유, 한반도 상황 안정적 관리 등에 관해 깊이 있는 분석과 토론을 했고, 한·미 현안에 대해 폭넓게 생산적인 얘기를 많이 나눴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워싱턴 D.C.에서 국무장관을 만난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서 실장이 국정원장으로서 CIA 국장이던 폼페이오 장관과 카운터파트였던 점과 북한 정세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자 하는 양측의 의도가 일치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 미 대선 앞두고 외교·안보 라인 핵심 인사 방미 물결

서 실장의 방미는 미 대선을 앞두고 최근 외교·안보 라인 핵심 인사들이 잇따라 미 행정부 인사들과 접촉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전날에는 서욱 국방부 장관이 워싱턴 D.C. 인근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국방부 청사에서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과 제52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를 가졌다.

SCM 참석차 방미한 고윤주 외교부 북미국장은 마크 내퍼 미 국무부 한국·일본 담당 동아시아태평양 부차관보 등 국무부 인사들과 만나 상호 관심사를 협의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고 국장과 내퍼 부차관보는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지난달 10일 국무부에서 한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과의 회담에서 논의한 국장급 협의체인 ‘동맹대화(가칭)’ 신설과 향후 추진 방향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와 함께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지난달 27일 방미해 대북특별대표를 겸하고 있는 비건 부장관을 만났고,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도 지난달 16~20일 백악관 등 미 행정부 관계자들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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