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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라임 접대받은 검사가 라임을 수사했다니

[사설] 라임 접대받은 검사가 라임을 수사했다니

기사승인 2020. 10. 18.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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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자산운용 사건 주범격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수사검사를 접대하고, 야권 인사들에게까지 금품 로비를 했다고 옥중에서 폭로해 파문이 일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관련 검사에 대한 감찰을 지시했고, 윤석열 검찰총장도 즉각적인 수사를 지시했다. 정치권 공방도 이어졌는데 ‘판도라 상자’가 열리는 것은 아닌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봉현은 17일 전관 출신 변호사와 현직 검사 3명에게 1천만원 상당의 술 접대와 금품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라임펀드 청탁 건으로 검사장 출신 야당 유력 정치인과 변호사에게 수억원을 지급했고, 우리은행 행장과 부행장 등에도 로비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검찰) 면담 조사에서 이를 얘기했음에도 수사가 진행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옥중 폭로가 얼마나 신빙성이 있는지는 수사를 해봐야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정치권의 논란은 뜨겁다. 수세에 몰려있던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에 김봉현 폭로에 왜 침묵하느냐며 반격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갑자기 터진 옥중 폭로의 저의가 의심스럽다며 특검으로 가야 한다고 맞불을 놨다. 김봉연의 주장을 이용해 상대당의 기를 꺾어놓겠다는 것이다.

김봉현의 주장은 사실 여부를 떠나 그 자체로 정치권과 검찰에 심각한 타격이다. 그의 말대로라면 접대받은 검사가 수사했다는 것인데 수사를 제대로 했을 리가 없다. 수억원을 받았다는 야당 정치인은 이를 부인했다. 서울남부지검은 현직 검사와 수사관에 대한 비리 의혹은 확인된 바 없다고 했다. 하지만 접대받은 검사의 이름이 나온다는 보도도 있다.

라임 사태는 파문이 커지는 모양새다. 추 장관과 윤 총장이 동시에 칼을 빼 누구를 봐주거나 사건의 진실을 덮을 수 없게 됐다. 애완견 소리 듣는 일부 검사는 자기 살을 도려내야 할지도 모른다. 정치권으로 불똥이 튈 가능성도 크다. 결국, 의심받는 검찰이 진실을 가려야 하는데 수사가 미진하면 야당이 요구하는 특검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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