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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정의선 현대차’ 지배구조 정점 모비스…지분 확보 전략은?

[마켓파워] ‘정의선 현대차’ 지배구조 정점 모비스…지분 확보 전략은?

기사승인 2020. 10. 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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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회장, 순환출자 해소 고심
모비스 분할·합병방안이 유력
기업가치 하락우려 2년전 무산
미래성장 전략 구체화가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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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의 회장 승진으로 현대차그룹도 멈췄던 지배구조 개편에 재시동을 걸 전망이다.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그룹 계열사 간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해야 하는 데다 핵심 기업인 현대차에 대한 지배력도 아직 약하기 때문이다. 현대차 최대 주주는 현대모비스로, 결과적으로는 모비스가 그룹 지배구조 정점으로 올라가는 방안이 유력하다. 그러나 정몽구 명예회장과 정의선 회장의 지분을 합쳐도 모비스 지분율은 7.4% 수준에 불과하다. 모비스 지분은 기아차가 17% 보유하고 있어 결국 모비스→현대차→기아차→모비스의 순환출자 고리 해소가 오너가의 지배력 확보 핵심인 셈이다.

관건은 지배력 강화에 필요한 자금 마련 방법이다. 순환출자 해소와 모비스 지배력 확보를 위해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로는 지난 2018년 제안했던 모비스 분할 및 글로비스 합병론이 꼽힌다. 정의선 회장의 지분가치가 자장 큰 글로비스 지분을 활용할 수밖에 없다는 시각에서다. 다만 이 방안은 당시 주요 의결권 자문사나 모비스 주주들이 반대했던 만큼, 이번에는 현대모비스 분할이 오너가의 지배구조 개편 뿐 아니라 그룹 성장을 이끌 수 있다는 정당성을 확보해 주주들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의 중심으로 떠오른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차, 현대글로비스) 주가는 모두 하락 마감했다. 정의선 회장의 승진 이후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등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탓에 변동성도 심해지고 있다. 정 회장이 23% 지분을 보유한 현대글로비스는 회장 승진 전후인 지난 13일부터 18일까지 주가는 23%가량 올랐지만, 오늘 하루 동안 5%가량 하락했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정몽구 명예회장과 정의선 회장이 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한 순환출자를 통해 지배하고 있다. 현대차가 계열사들의 지분을 보유하고, 모비스가 그 현대차 지분을 보유하는 방식이다. ‘모비스→현대차→기아차→모비스’ 구조가 대표적이다. 정의선 회장이 직접 지배하고 있는 현대모비스와 현대차의 지분은 각각 0.32%, 2.62%에 불과하다. 그러나 공정거래법 개정안으로 기업집단 규율 법제가 강화될 전망인 데다 현재 지배구조는 외국계 재무적 투자자들의 공격적 지분 매입에 취약한 구조이기도 한 터라, 승진한 정 회장의 과제는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면서도 지배력을 강화하는 것으로 꼽힌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지난 2018년 제시됐던 현대모비스 분할 및 합병론이다. 오너가가 보유한 지분 가치가 가장 큰 현대차 지분은 핵심 계열사인만큼 외부 매각 등으로 활용하기엔 부담이 크다. 때문에 정 회장이 가진 글로비스 지분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기아차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가치는 약 3조7000억원 수준이고, 정 회장이 보유한 글로비스 지분 가치는 약 1조6000억원 수준이다. 따라서 모비스를 투자 부문과 AS·모듈 부문으로 분할해 부담을 낮춘 후, 기아차가 보유한 모비스 투자부문 지분을 교환해 순환출자를 해소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모비스 투자 부문이 핵심 부품 사업을 주관하면서 미래 자동차 기술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지배구조 정점으로 올라오고, 현대차와 기아차, 모비스 모듈·AS사업부 순으로 지배받게 된다.

다만 이 방안은 지난 2018년에도 여러 의결권 자문기관들이 반대했던 터라 부담이 있을 수 있다. 모비스 주주들에게 인적분할은 주주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는 방안이라는 시각에서다. 따라서 분할 목적 자체가 지배력 강화라는 인식을 주기보다, 모비스의 분할이 전체 기업가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정당성이 필요하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모비스가 그룹 최상위 지배회사가 되는 과정이라면 현대모비스의 성장 비전이 명확해야 할 것”이라며 “모비스를 인적분할해 두 법인 모두 상장을 유지하는 등 주주권익 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일단 오너가가 지분을 보유한 기업 가치 올려야 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다. 일단 정 회장이 가장 많이 보유한 글로비스 지분 가치 올리면 용도 더욱 다양해질 수 있다. 그가 ‘수소 경제’ 최전선에서 글로비스가 물류체계 구축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고 선언한 것도 이런 기업가치 상승 전략으로 볼 수 있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배구조 개편 성공을 위해서는 실적 개선과 미래 성장 가시성 부여를 통한 주가 상승이 필요하다”며 “공격적 투자 확대를 통해 현대차, 모비스, 글로비스 모두 새로운 성장 근거 구체화를 공개하면서 동력 확보 밑그림은 그려둔 상황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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