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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U 절대강자 인텔, 낸드사업 매각 속사정은?

CPU 절대강자 인텔, 낸드사업 매각 속사정은?

기사승인 2020. 10. 20.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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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메모리 반도체 강자 입지를 다지기 위해 인텔의 낸드사업부 인수를 결정했다면, 인텔은 차세대 비메모리 반도체에 집중해 흔들리고 있는 세계 1위 위상을 다시금 공고히 하기 위해 이번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PC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절대강자인 인텔은 지난해 반도체 매출 세계 1위를 기록해 여전히 강한 면모를 드러냈다. 하지만 최근 몇년간 최첨단 기술 경쟁에서 뒤쳐지며 ‘세계 최고’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첨단기술 도입 차질로 헤매는 사이 후발주자인 AMD와 엔비디아(NVIDIA)는 인텔보다 앞선 기술로 뒤를 바짝 쫓으며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특히 AMD는 지난해 7나노 CPU칩 출시에 이어 5나노 제품 준비에 들어가는 등 미세공정에서 인텔을 앞지르며 올해 1분기 세계 CPU 점유율 17%를 차지했다. 인텔은 AMD의 점유율을 제외한 80% 이상을 대부분 가져지만, AMD가 5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성장했다는 사실은 인텔에 위협적인 부분이다.

또 삼성전자나 TSMC 등이 이미 도입한 7나노 공정 도입이 내후년으로 밀리면서 시장의 신뢰를 잃은 점도 인텔의 위기의식을 부추기는 부분이다. 인텔은 당초 내년 말까지 7나노 공정 개발을 마칠 계획이지만, 2022년 말이나 2023년 초로 계획을 수정했다. 이 때문에 반도체 시장에서는 “제조는 삼성전자나 TSMC가 더 잘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실제 인텔은 데이터센터용 그래픽 프로세서인 폰테 베키오를 자체 7나노로 생산할 수 없게 돼 외주에 맡기는 것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애플도 자사 컴퓨터 ‘맥’에 탑재하는 CPU를 인텔에 맡기는 대신 자체 설계해 TSMC에 맡기겠다고 하며 오랜 동업자인 인텔과의 결별을 선언해 인텔 입지 흔들기에 가세했다.

인텔은 이번 낸드 사업부문 매각으로 CPU에 대한 선택과 집중에 나서 다시금 입지를 공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인텔은 이번 거래를 통해 얻게 되는 재원을 제품 경쟁력 강화와 인공지능(AI), 5G 네트워킹, 인텔리전트 엣지(Intelligent Edge) 및 자율주행 기술 등 미래 먹거리 분야에 투자할 것으로 전해진다.

밥 스완 인텔 최고경영자는 이날 SK하이닉스에 낸드 사업부를 매각한 것과 관련해 “인텔이 쌓아온 낸드 메모리 사업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인텔은 인텔만이 할 수 있는 차별화된 기술에 우선순위를 두고 투자해 고객과 주주에게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인텔이 과거 핵심 사업이었으나 갈수록 고전하고 있는 부문을 털어내고 사업 방향을 전환하는 역사적인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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