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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닻 올린 정의선號, 현대차그룹 ‘품질경영’이 중요한 이유

[취재뒷담화] 닻 올린 정의선號, 현대차그룹 ‘품질경영’이 중요한 이유

기사승인 2020. 10. 20.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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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양재 사옥. /제공 = 현대차그룹
“중국 전기차요? 저렴해도 품질에 대한 소비자 신뢰문제를 극복하지 못하면 안 팔릴겁니다.”

‘품질 경영’ 차원에서 세타2 엔진문제 해결을 위해 3조3600억원에 달하는 충당금을 쌓겠다는 현대차 발표에, 최근 한 업계 관계자의 중국 자동차 평가가 떠올랐습니다. 중국 전기차가 한국 진출을 노리고 있지만, 파는 데에만 급급해 품질은 엉망이라 소비자가 선택할 리 없다는 얘기였습니다.

현대차그룹을 돌아봅니다. 올해 출시한 제네시스 GV80 디젤모델의 간헐적 엔진 진동이 발생하자 곧바로 보증 기간을 두 배로 늘리고, 출고까지 멈춰가며 문제를 찾아 조치 했습니다. 코나 EV 화재가 잇따르자 7만7000여대의 국내외 차량을 전량 리콜해, LG화학과 재연 실험에도 나서 화재 원인을 규명하려 하고 있습니다.

GV80에 대한 조치가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 매김하는 ‘제네시스’ 고급화를 어필하기 위한 결정이라면, 서둘러 코나 EV 문제 해결에 나서는 배경은 내년 본격화 할 전기차 E-GMP 모델 출시를 앞두고 악재 연결고리를 끊어내기 위한 의미도 있습니다.

이번에 3조원 넘게 들여 나서는 품질 경영은 단순히 손실만이 아닌 미래를 위한 브랜드 이미지 투자에 가깝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사후 관리에 나서는 차량이 가장 잘 팔리는 그랜저와 쏘나타·싼타페·투싼·K5 등이기 때문입니다. 사실상 대부분의 운전자나 가족이 한번쯤은 몰았거나 현재 타고 다니는 차량일 겁니다.

이들은 현대차의 차기 전기차와 수소차를 사서 타고 다닐 잠재 고객이기도 합니다. 정부와 한 배를 타고 가는 정몽구 명예회장이 10조원 들여 한전 부지를 사들이고도 아깝지 않았던 이유와, 이번에 현대차가 천문학적 비용을 지불하고도 모든 악재를 털었다고 후련해 하는 사연이 닯아 보이는 이유입니다.

2016년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리콜로 인해 기회손실 포함 7조원대에 이르는 비용을 치렀습니다. 하지만 사태 해결을 위해 전량 리콜하고 거듭 만전을 기하는 행보 이후 판매량은 오히려 치솟았고 1등 기업으로서의 면모를 가감없이 드러낸 바 있습니다.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총력전을 벌이는 현대차로서는 과감하지만 탁월한 결단이라는 목소리들이 나옵니다. 전기·수소·자율주행·UAM까지 광폭행보에 나서는 정의선 회장은 아버지 정 명예회장의 당부인 ‘품질’도 잊지 않고 잘 계승해 가는 중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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