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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조작 드러난 월성 원전… 에너지정책 재검토해야

[사설] 조작 드러난 월성 원전… 에너지정책 재검토해야

기사승인 2020. 10. 20.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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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20일 오후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의 타당성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쉬운 말로 요약하면 “월성 1호기의 경제성을 의도적으로 낮추는 조작이 있었다. 그러나 조기 폐쇄에는 경제성 이외 안전성 등도 고려하므로 조기 폐쇄가 타당하지 않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감사원은 경제성 조작의 내용을 밝히면서도 조기 폐쇄의 타당성과 탈원전 정책에 대한 판단은 유보했다.

월성 1호기는 2012년 11월에 30년 설계수명이 다했지만 한수원이 7000억원을 들여 개보수하여 2022년까지 가동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한수원이 4조원의 경제성이 있다는 자체 평가를 석 달 후인 2018년 6월 돌연 180도 뒤집어 경제성이 없다면서 조기 폐쇄를 결정했다. 이에 지난해 9월 국회의 요청으로 감사원이 감사시한을 무려 233일을 넘기면서도 어렵게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감사 결과에 따르면, 한수원이 평가기관에 압력을 행사해서 실제보다 판매가격을 낮추는 전망치를 이용하거나, 원전의 가동률을 실제보다 낮게 하는 등의 방법으로 월성 원전의 경제성이 의도적으로 저평가됐다. 감사원은 백운규 전 산자부 장관의 비위내용을 인사혁신위에 통보하고 당시 한수원 사장에게 엄중주의를 촉구하고 자료를 삭제하는 등 감사를 방해한 산자부 소속 공무원 2명에 대한 징계도 요구했다.

이런 감사원 감사 결과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는 입장에 따라 크게 다르다. 법정 시한을 과도하게 넘기면서까지 한 감사의 결과가 보잘 것 없다는 평가도 있지만, 정치적 압력이 드센 가운데 이 정도라도 내놓은 것은 최재형 감사원장의 뚝심 때문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감사 결과가 나왔지만 여당에서는 이미 감사 결과와 무관하게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감사 결과는 월성 원전의 경제성 평가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탈원전 정책을 유지하더라도 최소한 경제성을 재평가해서 탈원전의 속도를 늦추고, 탈탄소나 미세먼지 문제를 고려해서 적정한 에너지 믹스 정책을 찾아가는 것이 순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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