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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중고차사업으로 뭘 얻을 수 있나

현대차, 중고차사업으로 뭘 얻을 수 있나

기사승인 2020. 10.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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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차보다 큰 연 250만대 중고차시장 매력적
철저한 사후관리로 신차 브랜드 이미지 'UP'
車 생애 전주기 관리로 방대한 빅데이터 확보
생산·마케팅 전략에 부품수급까지 예측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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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중고차사업에 진출하면 얻을 수 있는 과실은 연 250만대 규모 거래시장과 브랜드 이미지를 지키는 데 그치지 않고, 경영 전반의 효율을 높이고 신사업 진출의 길까지 열어 줄 빅데이터 확보로 이어질 전망이다. 자동차 생애 전 주기에 대한 장악력을 바탕으로 생산·판매·부품수급 전략까지 예측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22일 현대차그룹 및 국토해양부에 우리나라 중고차시장 거래 규모는 올 9월말 누적 기준 186만대로, 같은 기간 현대·기아차가 국내시장에 판 신차 99만8665대보다 90만대가량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차그룹이 중고차 사업에 나섰을 때 가장 먼저 얻을 수 있는 과실은 급성장하는 중고차 시장이다. 팬데믹으로 비대면 판매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기존 중고차시장에 대한 불신은 현대차그룹이 관리하고 보증하는 온라인 판매에 붐을 불러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좋은 차를 가져와 상품화하는 게 중고차 판매업의 기본이라고 본다면 좋은 차에 대한 매입력에 있어서는 대기업이자 제조사인 현대·기아차가 압도적일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현대캐피탈을 통한 각종 할부 등 금융서비스, 전국 블루핸즈·오토큐 등을 통해 1년 A/S 보장 등 기존 업계가 대응하지 못하는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현대차의 중고차 시장 진출은 판매 보다 브랜드 가치 상승이 더 핵심일 수 있다. 직접 자사 중고차를 관리하고 보증한다면 사고 및 고장 사례를 줄일 수 있고, 브랜드 전체 이미지가 좋아질 수밖에 없다. 이미 벤츠·BMW 등 수입차업체는 인증 중고차 매매업에 뛰어들어 관리하고 있다.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이 영향으로 수입차의 신차 대비 중고차 가격은 현대·기아차에 비해 더 오래 높은 가치를 유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품질 관리를 통한 중고차값 상승은 신차 값을 올리는 데에도 효과적이다. 중고차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시장 자체의 장밋빛 전망을 보고 중고차 사업에 뛰어 든다기 보다는 브랜드 가치를 지키고 높이기 위한 장치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했다.

차 생산부터 폐차까지 이어지는 전주기를 관리하면서 축적한 빅데이터 활용처가 무궁무진하다는 것도 매력적이다. 판매와 생산 전략, 부품 수급 계획까지 보다 정확한 모니터링과 예측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미래차 전환을 위한 전방위적 행보가 진행되는 중이라 그 속도와 효율성을 자체 조율하는 데에도 좋은 데이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현대차가 추후 렌트카 사업까지 달려드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일정기간 렌트를 마친 차량은 매각해야 하는데 자체적으로 연결고리가 있으니 유리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현대차는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렌트 사업을 구상 중이다.

중고차업계에선 현대차의 진출 가능성보다 어떤 방식으로 시장에 들어오는 지에 관심이 더 크다. 기존 중고차업체 인수 가능성도 점쳐진다. 시장 대형 플레이어인 케이카와 오토플러스 등의 최대주주가 사모펀드라 현대차가 의지만 갖는다면 오히려 인수를 반길 수도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현대차의 중고차시장 의미에 대해 “신차보다 더 큰 거래시장을 확보함으로써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지고 중고차 관리를 통해 신차 가치도 끌어올리는 선순환 시너지가 가능해진다”면서 “하지만 정부가 고민하는 대로, 상생을 위한 장치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결국 독과점에 의한 폐해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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