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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캐피탈 인수 나선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은행.카드 시너지 극대화

아주캐피탈 인수 나선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은행.카드 시너지 극대화

기사승인 2020. 10.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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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사회서 인수안건 통과 예정
우리카드와 연계 車금융시장 도전
글로벌 네트워크 활용 시너지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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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아주캐피탈 인수합병(M&A)에 시동을 걸었다. 아주캐피탈을 인수하게 되면 은행-카드-캐피탈로 이어지는 금융그룹의 면모를 갖출 수 있게 된다. 또 캐피탈 시장 진출과 동시에 은행과 카드와의 시너지를 높여 새로운 수익원 창출도 기대할 수 있다. 우리금융 입장에서는 아주캐피탈을 통해 자동차금융 시장에 뛰어들어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고, 아주캐피탈은 우리금융의 든든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신용등급 상승 및 자금조달 능력 개선을 꾀할 수 있게 된다.

비은행 강화는 손 회장의 숙원 사업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우리금융은 비은행 부문의 빈자리가 그 어느 때보다 컸다. 신한금융그룹과 KB금융그룹은 오렌지라이프와 푸르덴셜생명 등 비은행사들을 앞다퉈 인수하면서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이들 금융그룹도 코로나19로 인해 대규모 충당금을 쌓았지만, 은행과 비은행 부문에서 고르게 실적을 내면서 성장세를 이어나갈 수 있었다. 반면 우리금융은 코로나19 충격을 고스란히 받아내야 했다. 우리금융이 비은행 M&A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23일 정기이사회에서 아주캐피탈 인수와 관련해 안건을 상정하고 이를 통과시킬 예정이다. 그간 우리금융은 아주캐피탈에 대한 인수 의지를 밝혀왔던 만큼 인수 결의는 무난히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안건이 통과되면 우리금융은 사모펀드(PEF) 웰투시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하고 있는 아주캐피탈 지분 74%를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하게 된다. 또한 우리금융은 아주캐피탈의 100% 자회사인 아주저축은행도 품에 안을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우리금융은 우선 그룹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우리금융은 우리은행을 제외하고는 유의미한 계열사들이 없는 상황이다. 우리카드가 있지만 신한카드 등 타 은행계 카드사들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 특히 아주캐피탈이 연간 약 1000억원 규모의 당기순이익을 내고 있는 만큼 연내 인수가 마무리되면 그룹 실적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전년대비 44% 감소한 6605억원에 그쳤다. 경쟁사에 비해서도 감소폭이 컸다. 코로나19와 금융투자상품 관련 충당금 적립이라는 공통 이슈가 있었지만 실적을 판가름 한건 비은행 계열사의 부재였다.

우리금융은 아주캐피탈을 통해 자동차금융시장을 진출할 수 있다. 아주캐피탈은 자동차금융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되는 만큼 우리은행이나 우리카드와 연계해 자동차금융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신한금융이나 KB금융 역시 자동차금융 부문에서 캐피탈사와 은행, 카드사와의 협업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

이와 함께 우리금융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시너지도 기대된다. 우리금융은 현재 전 세계 23개국 477개 네트워크를 보유 중이다. 이를 기반으로 앞으로는 글로벌 시장에서 은행, 카드 뿐만 아니라 캐피탈 시장까지 노려볼 수 있다는 얘기다.

아주캐피탈 입장에서도 우리금융의 자회사로 편입되면 신용등급 상승을 꾀할 수 있다. 현재 아주캐피탈의 신용등급은 A+에 머물고 있다. 반면 은행계 금융지주사들의 자회사로 있는 캐피탈사들은 대체로 신용등급이 AA-로 한단계 높은 수준이다. 아주캐피탈의 신용등급이 우리금융 편입을 통해 상향 조정되면 자본조달 능력도 끌어올 수 있다.

손 회장은 그간 M&A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왔다. 그룹의 이익기반이 은행에 편중돼 있기 때문이다. 손 회장은 작년 1월 우리금융 출범 당시에도 “우리금융의 취약점은 비은행 부문이 약하다는 것”이라며 “비은행 부문의 적극적인 M&A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것”고 밝혔던 바 있다. 이후에도 손 회장은 M&A를 우선 순위로 두고 지난해 동양자산운용과 ABL글로벌자산운용, 국제자산신탁 인수를 성사시켰다. 하지만 여전히 증권과 보험부문이 아쉬운 상황이다. 손 회장도 증권사와 보험사 인수가 먼저라는 입장이었지만, 시장에 마땅한 매물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번에 아주캐피탈 인수에 먼저 나서는 데도 이러한 이유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이 아주캐피탈을 올해 4분기 중 인수하게 되면 염가매수차익을 포함해 1000억 정도 순이익 증가가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며 “캐피탈업은 기본적으로 자금조달을 낮추는 게 관건인데 당분간 낮은 수준의 금리가 예상되는 만큼 실적도 괜찮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M&A를 진행할 때 가장 부담스러운 부분 중 하나가 구조조정이지만 아주캐피탈은 이미 몇 년 전 인력의 1/3을 구조조정한 바 있어 이에 대한 부담도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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