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명성황후 시해 목격한 러시아 건축가 사바틴, 전시로 만난다

명성황후 시해 목격한 러시아 건축가 사바틴, 전시로 만난다

기사승인 2020. 10. 25. 10:39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1883 러시아 청년 사바틴...'展, 내달 11일까지 덕수궁 중명전
3 사바틴이 그린 경북궁 내 시해장소 지도
사바틴이 그린 경북궁 내 시해장소 지도./제공=제정 러시아 대외정책문서보관소
1895년 10월 8일 새벽, 미우라 고로 조선 주재 일본공사가 지휘하는 일본인들이 경복궁에 난입해 명성황후를 시해했다. 그런데 이를 목격한 이들이 있었다. 러시아 건축가 사바틴과 미국인 다이 장군이 그들이다. 시해 사건 당일 경복궁 당직관이었던 이들은 새벽 4시쯤부터 사건을 지켜봤고 사바틴은 이를 기록으로 남겼다.

문화재청은 올해 한국과 러시아 수교 30주년을 기념하는 상호문화교류의 해를 맞아 근대기 조선에서 활동했던 러시아 건축가 아파나시 이바노비치 세레딘 사바틴(1860∼1921)을 소개하는 특별전을 연다. ‘1883 러시아 청년 사바틴, 조선에 오다’(부제: 사바틴이 남긴 공간과 기억) 특별전이 다음 달 11일까지 덕수궁 중명전 2층에서 진행된다.

전시는 프롤로그, 1부 ‘조선에 온 러시아 청년 사바틴’, 2부 ‘러시아공사관, 사바틴의 손길이 닿다’, 3부 ‘사바틴, 제물포와 한성을 거닐다’로 구성됐다.


1 사바틴의 초상 - 제공 따찌아나 심비르체바
사바틴의 초상./제공=따찌아나 심비르체바
프롤로그에서는 명성황후 시해사건의 목격자인 사바틴의 기록을 소개한다. 사바틴이 그린 명성황후 시해장소 약도와 당시 상황을 기록한 사바틴의 증언서를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1부에서는 사바틴의 국내 활동을 엿볼 수 있는 자료가 전시된다. 그는 1883년 9월 조선에 와서 인천해관에서 근무했으며 1888년에는 한성에서 궁궐 건축에 참여했다. 명성황후 시해사건 목격 이후 조선을 떠났다가 1899년께 다시 돌아왔고, 1904년 러일전쟁 후 한반도를 떠날 때까지 건축 및 토목사업에 관여했다. 전시에서는 1884년 7월 7일 체결한 조러수호통상조약 조선 측 비준문서 사진도 볼 수 있다.

2부에서는 러시아공사관 건립 관련 내용을 다룬다. 공사관 건립은 한국 주재 러시아 대리공사 베베르가 주도해 설계안을 마련했지만 예산 문제로 실현되지 못했고, 이후 사바틴이 예산과 설계를 수정해 공사를 완료했다. 러시아공사관 최초 설계안을 비롯해 견적서, 사바틴의 공사 대금 요청 청원서, 대한제국 황제의 개인 주택 계획안 등을 살펴볼 수 있다.

3부에서는 제물포구락부, 독립문, 손탁호텔, 덕수궁 중명전·정관헌, 경복궁 내 관문각, 러시아공사관 등 사바틴이 건설에 참여했거나 관여한 것으로 추정되는 건물의 모형과 사진을 전시한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이번 전시는 러시아 청년 사바틴이 조선에서 활동했던 모습을 살펴보며 당시 한국과 러시아의 교류를 재조명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전시는 온라인으로도 관람할 수 있다. 온라인 전시는 문화재청 누리집(www.cha.go.kr)과 유튜브(www.youtube.com/chluvu), 다음 갤러리 등에서 진행되며 가상현실(VR) 영상과 사진을 볼 수 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