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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투 유머펀치] 성인지 감수성

[아투 유머펀치] 성인지 감수성

기사승인 2020. 10. 2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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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투유머펀치


오래전의 일이다. 인물이 반반한 시골마을 아낙네가 간통(姦通)을 했다는 죄목으로 경찰서에 붙잡혀왔다. 힘깨나 써보이는 건넛마을 노총각과 그만 눈이 맞아 몇 차례 정을 통하다가 남편의 눈에 띄고 만 것이었다. 그런데 경찰서에 불려나온 여인의 표정이 시종일관 불만스러운게 예사롭지 않았다. 경찰관이 간통에 대한 형법상 처벌 조항을 코앞에 펼쳐보여도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남편이 있는 부인네가 왜 간통을 했느냐”는 경찰관의 고압적인 질문도 법 조문 따위도 대수롭지 않다는 듯한 얼굴이었다. 여인이 되레 항변의 목소리를 높였다. “내 몸에 있는 것도 내 맘대로 못하는 법이 어디 있어요” “그게 언제부터 정부관리로 바뀌었나요” 경찰관의 말문을 막히게 한 이 여인의 자기 변론이야말로 오늘의 유행어인 성인지 감수성의 발단이 아니었을까 하는 재미있는 생각을 해본다.

문재인 정권 출범과 더불어 이른바 ‘미투(MeToo)’가 빈발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광역 단체장들이 성폭력과 성추행 사건에 잇따라 연루되면서 ‘더듬어만지당’이란 비아냥까지 나왔다. 전도유망했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이어 오거돈 전 부산시장, 그리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까지 낙마하거나 유명을 달리한 연이은 성추문 악재가 보궐선거는 물론 대권가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성인지 감수성이란 익숙하지 않은 용어가 자주 등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더불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사회 전반에 대한 성인지감수성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그러다 보니 이런 유머까지 생겨났다. 병원마다 ‘성적욕구를 더 낮춰달라’고 요구하는 노익장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머리에만 잔뜩 올라가 있는 성적 욕구를 아래로 내려달라는 얘기다. 역설인지 횡설인지...

성인지 감수성은 북유럽 정치판까지 강타했다.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 시정을 10년간 이끈 프랑크 옌센 시장이 최근 성추행 사실을 공개 사과하며 사퇴를 선언했다. 그가 하필이면 서울시의 우호도시 시장으로 명예시민증을 받았다는 것도 께끄름하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성적인 도덕성은 상식과 교양과 품격의 문제다. 그 무슨 난해한 용어와 뜬금없는 교육까지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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