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윤모 장관, 영국과 산업·에너지 분야 협력 논의

포스트 코로나 대비 경제협력 증진 방안 논의
바이오·시스템반도체·인공지능 등 3대 첨단산업 협력 강조
양부처 간 고위급 대화채널 신설… 전방위적 지원
유명희 WTO 사무총장 후보 적극 지지 요청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제공= 산업통상자원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6일 알록 샤마 영국 기업에너지부 장관과 포스트 코로나 대비 경제협력 증진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성 장관은 이날 롯데호텔 서울에서 샤마 장관과 만나 “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경제회복 전략으로 그린·디지털 전환에 공통된 관심을 갖고 있다”며 “향후 양국 간 협력 잠재력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글로벌 불확실성 속에서 한영 자유무역협정(FTA)을 선제적으로 체결하는 등 두터운 신뢰 관계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성윤모 장관은 이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산업·에너지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을 제안했다.

먼저 그는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해 내년 11월 영국에서 열리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력 당사국총회(COP26)가 좋은 성과를 내도록 한국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년 상반기 한국에서 개최되는 ‘녹색성장 및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P4G 정상회의)’가 COP26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영국 측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또 한국 정부가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해상풍력 분야에서 공동 연구개발(R&D)이나 정책교류 등을 적극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앞서 세아제강지주가 지난 8월 영국 정부와 해상풍력 구조물 생산을 위한 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양국 간 협력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원전사업과 관련해선 양국 간 지속적인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영국 내 신규 원전 건설에 대한 한국 정부와 기업의 관심을 전달했다.

성 장관은 산업 분야 협력도 강조했다. 특히 바이오·시스템반도체·인공지능(AI) 등 3대 첨단산업에서 적극 협력해나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코로나19로 촉발된 뉴노멀에 공동 대응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산업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우선 한국이 코로나19 상황 속 안전한 의약품 생산기지로 주목받으면서 지난해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의 약 6억3000만달러 투자 계획이 의약품 위탁생산계약이라는 가시적 성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양국 바이오 산업의 향후 협력 모델로 제시했다.

시스템반도체의 경우 영국이 시스템반도체 설계자산(IP) 시장을 주도하고 한국은 미래차, 5G 등 수요 기반이 탄탄한 데다가 최근 대규모 투자가 단행되고 있어 양국 간 비즈니스·기술협력 촉진을 위한 상호 노력을 당부했다.

앞서 양국은 지난주 개최된 제6차 과학기술혁신파트너십(STIP) 위원회 합의문 서명식을 가졌다. 이번 서명을 계기로 양국은 친환경차·에너지효율 등 그린 R&D협력을 위해 에너지기술 작업반(WG)을 운영한다. 또 별도 재원을 통해 ‘한-영 공동펀딩형 R&D프로그램’을 개설해 AI, 바이오 등 양국 간 전략 산업 육성에 적극 노력할 계획이다.

나아가 양국은 양부처 간 고위급 대화채널을 신설하기로 합의했다. 브렉시트 후 통상뿐 아니라 산업·에너지 분야에서의 협력 수요 증가에 공감하고 이를 전방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다. 고위급 대화채널은 기존의 원전 및 과학기술 국장급 협의체와 연계해 산업·에너지 이슈를 다층적으로 다룰 계획이다.

성 장관은 이날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 최종 라운드에 오른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를 당부했다. 특히 유 본부장이 통상전문성과 정치적 리더십을 모두 겸비한 인물로 WTO 개혁과 다자무역체제 복원을 위한 적임자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