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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첫 분기 적자… 충당금 없었다면 ‘어닝 서프라이즈’

현대·기아차, 첫 분기 적자… 충당금 없었다면 ‘어닝 서프라이즈’

기사승인 2020. 10. 26.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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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영업손실 3138억원 기록
2조원대 충당금 털어내고도 '선방'
기아차는 도리어 1953억원 흑자
국내외 신차 판매비중 크게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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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대로 세타2 엔진 결함에 대한 보상과 품질관리를 위해 천문학적 충당금을 반영한 현대자동차가 3분기 2011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후 첫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3조원이 넘는 천문학적 충당금을 한 분기에 털어내고도 손실비용이 3000억원대에 그쳤고 심지어 기아자동차는 흑자를 유지했다. 선방했을 뿐 아니라 실은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영업 성과를 올렸다는 얘기다.

현대자동차는 26일 서울 본사에서 2020년 3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열어 3분기 연결기준 313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2.3% 늘어난 27조5758억원을 기록했지만 경상손실은 3623억원, 당기순손실은 1888억원을 기록했다. 세타2 GDI 엔진에 대한 보증 등 품질경영에 대한 총 2조1000억원의 충당금을 이번 분기 회계에 털면서 발생한 회계상 적자다.

증권가에선 조단위 손실이 불가피 할 것이란 관측이 무성했지만 3000억원대 손실에 그치면서 충당금 설정만 없었다면 1조8000억원 수준 흑자를 냈을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현대차 측은 “이번 엔진 충당금은 선제적 고객 보호와 함께 미래에 발생 가능한 품질 비용 상승분을 고려해 최대한 보수적인 기준을 적용해 반영했다”며 “해당품질 비용을 제외하면 3분기 영업이익은 기존 시장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적자 관측에 다소 부진하던 현대·기아차 주가는 이날 상승세를 탔다. 현대차는 주당 17만1500원으로 2.69% 올랐고, 기아차는 4만7950원으로 3.68% 뛰었다. 양 사 모두 기본적으로 신차를 투입해 국내 시장은 물론, 팬데믹 타격 이후 회복세에 있는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의 판매가 모두 늘었고 SUV 등 고부가가치 차종의 인기로 수익 자체가 불었다는 분석이다.

심지어 기아차는 1953억원의 흑자를 봤다. 충당금이 아니었다면 1조원 이상 수익을 냈을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앞서 현대차는 2조1000억원, 기아차는 1조2600억원 등 양 사를 더해 3조3600억원에 달하는 품질비용을 이번 3분기 실적에 선제적으로 반영하겠다고 한 바 있다.

기아차는 신형 쏘렌토와 신형 카니발이 국내에서 불티나게 팔렸고 북미 시장에서는 텔루라이드와 셀토스 판매가 크게 확대됐다. 인도에서도 셀토스가 잘 팔렸고 신차 쏘넷의 성공적인 시장 진입 등으로 RV 판매 비중이 역대 최고 수준인 57.8%를 기록했다. 매출원가율은 고수익 차종들의 판매 확대로 전년 대비 2.1%포인트 개선된 82.0%를 기록했다.

향후 전망에 대해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적자 그림이 됐지만 충당금을 제외한다면 해외 완성체업체와 비교해 크게 선전했다”면서 “심각했던 세타2 문제를 털어내고 정의선 회장 체제에서 새롭게 출발하는 데 매우 긍정적”이라고 해석했다. 김 교수는 또 “상반기 OECD 국가 중 유일하게 성장한 내수시장을 갖고 있고 미국 등 해외시장이 살아나면서 현대차 수혜가 컸을 것”이라고 했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도 “정 회장으로선 내년 전기차 각축전이 벌어지는 원년을 앞두고 부담을 털어내는 것으로 본다”며 “3조4000억원에 달하는 충당금을 반영했지만 최대치로 잡은 것이고 연말 실질적인 정산이 완료되면 실제 비용처리는 이보다 작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차그룹은 세타2 엔진뿐 아니라 코나 EV 화재 등 반복적인 품질 이슈를 단절하기 위해 품질 문제를 조기에 감지해 개선 방안을 개발 단계에서부터 적용할 수 있도록 업무 체계를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정 회장의 시각은 이미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미래차 격전을 향해 있다. 내년 아이오닉을 출범하며 안방시장에 뛰어든 테슬라와 치열한 주도권 싸움을 벌일 예정이다. 수소차는 넥쏘와 화물차 등 세계 1등 수소차 경쟁력을 활용해 ‘퍼스트 무버’의 입지를 확고히 하는 데 총력전을 벌인다. 고급화 전략은 ‘제네시스’를 통한 프리미엄 브랜드 구축이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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