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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노조 “품질비용 반영은 ‘빅베스’…이사회 책임지고 물러나야”

기아차 노조 “품질비용 반영은 ‘빅베스’…이사회 책임지고 물러나야”

기사승인 2020. 10. 27.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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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방적인 결정…현장 노동자들 분노"
노조, 쟁의조정 신청…다음 주 찬반투표
수소차 투자없어…전기차는 따라하는 수준
"경영진, 임직원·시민들에 사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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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서울 양재동 기아차 본사 앞에서 금속노조 기아차지부 지도부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이상원 기자
기아자동차가 엔진 품질비용 반영으로 3분기 영업이익 1952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노조는 이러한 결정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위한 ‘빅베스’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빅베스는 경영진 교체를 앞두고 과거 누적된 손실과 잠재적 부실요소를 한번에 털어내 이듬해 큰 실적을 유도함으로써 새로운 경영진의 공적을 부각시키는 전략으로, 노조는 이를 결정한 이사회가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7일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 앞에서 열린 전국금속노조 기아차지부 기자회견에서 최종태 지부장은 “정 회장의 성과를 부풀리기 위해 3분기 과도한 품질 충당금을 반영하면서 지난 9개월간 현장 노동자들이 이뤄낸 성과의 상당부분이 훼손됐다”며 “이러한 경영결정에 대해 많은 현장 노동자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구성원들을 배려했어야 하는 내용임에도 먼저 전달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이뤄졌다”며 지적했다.

앞서 지난 26일 기아차가 발표한 3분기 실적에 따르면, 세타2 GDi 엔진 평생보증에 따른 품질비용으로 1조2600억원을 반영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33.02% 감소한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판매믹스 개선과 비용절감 노력으로 적자는 면했다는 평가지만, 추가 충당금 반영 발표 이전 약 8000억원에 달하는 컨센서스에는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다.

그러면서 최 지부장은 “신임 경영자의 경영성과는 과거 경영의 책임 전가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며 “정 회장 스스로 진취적인 미래경영과 그룹사 구성원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동반성장하는 결과로 평가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사측과 대립이 이어지고 있는 올해 임금협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노조 관계자는 “올해 경영진의 성과와 연봉은 인상되는 데 반해, 원가절감과 이익창출을 위해 그룹사 구성원들에게 복지축소, 실질임금 하락을 강요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면서 “흑자가 났는 데도 임금을 동결하고 복지를 축소하면 조합원 정서상 현장에서는 동의할 수 없어 반발이 심하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전날 임시 대의원회의를 열고 향후 쟁의대책을 논의한 끝에 만장일치로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 신청을 결정했다. 기아차 노사는 9차례에 걸쳐 교섭을 진행했지만 좀처럼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이미 쟁의조정 신청을 마치고 다음 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찬반투표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노조는 전기차, 수소차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도 강조했다. 최 지부장은 “회사는 ‘플랜 S’ 5개년 계획을 공식적으로 발표했지만, 구성원들의 고용안정과 임금, 복지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도 없고, 수소차 투자와 친환경차 부품공장 투자계획 역시 언급 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친환경차 전환으로 특히 엔진 생산부문의 문제가 심각하다. 엔진 생산라인에 약 6000~7000명이 근무하고 있다”면서 기아차 공장 내 전기차 핵심부품 생산을 요구하는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현대차그룹이 수소차 원천기술을 갖고 있지만 기아차에 대한 수소차 투자 계획이 나오지 않고 있다”면서 “전기차는 다른 데가 하는 것을 따라하는 수준일 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하며 친환경차 개발에 대한 구체적인 투자 계획과 비전 공유를 요구했다.

끝으로 최 지부장은 “이번 변칙경영과 관련해 경영진은 그룹사 구성원과 시민들에게 진솔하게 사과해야 한다”면서 “정 회장의 확고한 개혁 의지와 재발 방지 마련만이 현대·기아차가 미래속의 글로벌 톱 자동차 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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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서울 양재동 기아차 본사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종태 지부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사진=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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