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합 | 0 |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에서 최종 결선에 진출한 유명희 한국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왼쪽)과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전 나이지리아 전 재무·외무장관이 지난 7월 15∼1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각각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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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 최종 라운드에 진출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53)이 한국인 첫 사무총장 자리에 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세균 국무총리 등 정부 주요 인사까지 유 본부장 당선을 위해 막판 총력 외교전을 펼치고 있다.
27일 외교부 등에 따르면 WTO는 164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지난 19일부터 스위스 제네바 현지시간으로 27일까지 유 본부장과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전 재무장관(66)에 대한 최종 선호도 조사를 진행했다.
이후 최종 선호도 조사를 바탕으로 다음 달 6~7일까지 회원국이 모두 동의하는 방식으로 당선인을 결정할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후보가 나올 경우 약세 후보가 기권을 선언하는 형식으로 컨센서스(전원합의제)가 진행되지만, 판세가 비등하면 컨센서스 형성 과정이 복잡하게 이뤄진다.
◇EU 27개국 ‘몰표’ 나이지리아로 가나… ‘미·중·일’ 표심 관전포인트
이런 가운데 최대 승부처로 여겨진 유럽연합(EU)이 오콘조이웰라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 본부장의 최종 당선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7표를 보유 중인 EU 회원국들은 사전 합의를 통해 한 후보에게 몰표를 행사해왔다.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지난 16일 언론 브리핑에서 자신을 지지하는 국가가 79개국이라고 주장했는데 여기에 EU 27개국을 더하면 과반이다.
다만 큰 차이로 뒤처진 게 아니라면 나이지리아를 지지했던 국가들을 다시 설득하는 방식으로 막판 뒤집기를 노릴 수 있다. 유 본부장이 선호도 조사에서 더 적은 표를 받더라도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강력히 반대하는 국가들이 있으면 회원국 여론이 다시 유 본부장에게로 향할 수도 있다는 게 외교 당국의 설명이다.
특히 최종 합의 도출에는 미국과 중국 등 강대국의 목소리가 크게 반영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미국은 유 본부장을 지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중국과 일본의 표심이 유 본부장으로 향할지는 불투명하다. 아프리카와 이해 관계가 많은 중국이 나이지리아를 지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정부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한국전쟁 발언을 ‘역사 왜곡’이라고 지적한 게 중국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일본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지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교도통신은 지난 25일 복수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일본이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지지하기로 방침을 굳혔다고 보도했다.
◇마지막 한표까지…주요 인사들 ‘유명희’ 지원사격 총력
문재인 대통령과 정세균 국무총리 등 우리 정부의 주요 인사들은 막판까지 유 본부장의 WTO 사무총장 선출에 총력을 쏟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약 25분간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하고 “유 후보는 통상 분야 전문성, 현직 통상장관으로서 구축한 네트워크, 정치적 리더십 등을 고루 갖춘 후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정 총리도 전날 기 파르믈랭 스위스 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는 등 타국 정상들에게 전화나 서신을 통해 유 본부장에 대한 지지를 당부해왔다.
외교부도 선호도 조사 결과에 따라 향후 전략을 조정하며 막판 스퍼트를 올릴 방침이다. 외교부는 “지지 국가 숫자, 주요국의 지지 강도 등 전체적인 판세를 고려해 컨센서스 도출을 위한 회원국 간 후속 협의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