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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대주주 3억’ 시험대 오른 홍남기

[취재뒷담화]‘대주주 3억’ 시험대 오른 홍남기

기사승인 2020. 10. 28.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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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부동산회의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9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기재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주식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대주주 기준을 기존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강화하는 방안을 두고서죠.

현재 주식 양도소득세 부과 기준은 정부가 주장하는 3억원으로 낮추면서 가족합산을 개인별로 전환하는 수정안이 유력한 상황입니다. 당초 정부는 친가·외가 조부모, 부모, 자녀, 손자·손녀 등 직계존비속과 배우자 등이 보유한 물량을 모두 합치기로 했지만 현대판 ‘연좌제’ 논란이 불거지자 개인별로 바꾸는 수정안을 제시하며 한발 물러난 상태죠.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의 반발은 여전히 거셉니다. 최근 이들을 중심으로 홍 부총리를 해임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참여한 인원이 20만명을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청원인은 “동학개미들의 주식 참여로 코스피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대주주 기준이 강화되면 개미 투자자들의 매도로 기관·외인 투자자들의 배만 불리고, 부동산 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등 악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홍 장관을 해임하고 유능한 새 장관을 임명해달라”고 말했습니다.

여당도 정부안과 관련해 불필요한 변동성을 초래한다며 홍 부총리를 압박하고 나섰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자본시장 특별위원회는 28일 현행 대주주 과세 범위 확대를 유예하고 증권거래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처럼 여권과 투자자들의 압박이 거세지면서 홍 부총리가 기존 입장을 고수할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앞서 그는 긴급재난지원금과 4차례 추가경정예산 등 주요 사안에 대해 소신을 끝까지 지키지 못하고 물러서는 모습을 보인적이 있기 때문이죠.

2018년 12월 11일 취임한 홍 부총리는 이명박 정부 시절 박재완 전 기재부 장관(660일)을 넘어선 역대 두번째 최장수 경제사령탑입니다. 관가에선 경질설이 불거질 때마다 ‘특급칭찬’으로 신임을 보여준 문재인 대통령의 심중을 가만하면 윤증현(842일) 전 장관의 기록을 넘어 현 정부와 함께 임기를 마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역대 최장수 대한민국 경제사령탑을 바라보는 그가 이번에는 그에 걸맞는 소신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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