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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지배구조 열쇠’ 유언장 남겼나…이재용 ‘회장’ 승진도 촉각

이건희 회장, ‘지배구조 열쇠’ 유언장 남겼나…이재용 ‘회장’ 승진도 촉각

기사승인 2020. 10. 28.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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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거인' 이건희 삼성 회장 28일 영면
유언장 여부 관심…상속 및 지배구조 '열쇠'
4대그룹 유일 '부회장'…승진설에 무게
고 이건희 회장 영결식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발인식이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된 가운데 유가족과 관계자들이 고인의 영정을 모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8일 영면에 들면서 이재용 부회장 체제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리게 됐다. 상속과 지배구조 개편이 이 부회장의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는 평가 속에 이 회장의 유언장 존재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 회장이 재산 상속을 어떤 방식으로 정해 놓았는지에 따라 삼성그룹의 승계와 지배구조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의 유언장이 삼성 지배구조 개편의 열쇠가 될 것으로 관측되지만 삼성측은 현재까지 유언장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에 이 회장이 유언장을 남겼는지에 대해 예상이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이 회장이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으로 갑자기 쓰러지기 전까지 왕성하게 활동한 만큼 사전에 유언장을 남기지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으로는 이 회장이 사후 경영권 분쟁 소지를 줄이기 위해 유산상속에 대한 기본방침을 남겨뒀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병철 선대회장의 재산 상속을 놓고 이 회장 본인이 유언장 부재로 형인 이맹희 전 CJ 명예회장과 법적 분쟁을 겪었던 만큼 사전에 유언장을 통해 ‘교통정리’를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둔 셈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2017년 12월 27일 국정농단 사건 재판에서 이 회장의 유언장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다. 당시 재판에서 “이 회장 유고 시 삼성생명 등 주요 계열사 지분을 상속받는 피고인(이 부회장)이 그룹 대주주 지위를 차지하는 구조가 맞냐”는 검찰의 질문에 이 부회장은 “회장님의 유언장 내용이 정확히 어떻게 돼 있는지, 지분이 어떻게 될 것인지는 제가 말할 사항이 아니다”라고 답한 바 있다.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 주식은 삼성전자 지분 4.18%, 삼성전자 우선주 0.08%, 삼성SDS 0.01%, 삼성물산 2.88%, 삼성생명 20.76% 등을 보유해 주식 가치가 18조2000억원 상당에 이른다. 유언장이 있다면 이 부회장이 주식 과반을 상속하고 다른 가족은 부동산, 현금성 자산을 더 많이 상속받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아울러 재산 사회 환원, 삼남매의 계열 분리 등에 대해서도 이 회장이 유언을 남겼을지 관심거리다. 삼성 측은 “이 회장의 유언, 유언장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밝혔다. 유언장이 있더라도 가족과 극소수 측근만 알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연합  삼성 일가
지난 2012년 7월 29일 이건희 회장 가족이 영국 런던 올림픽파크의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을 참관하고 있는 모습. /연합
이재용 시대가 본격 개막하면서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 여부도 주목된다. 이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이 병상에 있던 지난 6년여 동안 삼성의 경영 전면에 나서 삼성의 미래를 책임질 총수로서 충분한 자질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승진설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2018년 공정거래위원회도 삼성그룹 동일인(총수)으로 이건희 회장에서 이재용 부회장으로 변경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4대그룹 총수 중 유일하게 ‘부회장’ 직함을 달고 있어 격을 맞추는 차원에서 회장에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본인의 의지다. 이 부회장은 앞서 2017년 “와병 중인 이건희 회장이 삼성그룹의 마지막 회장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사법리스크도 회장 승진 여부나 시기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 22일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 재판이 시작된 데 이어 26일엔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이 재개됐다. 특히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의 경우 이르면 연내 선고가 예상된다. 이 때문에 2건의 재판 중 한 건이라도 해결된 뒤 회장직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이 회장 승진과 함께 책임경영을 다시 강화하는 차원에서 내년 주총에서 삼성전자 등기이사 복귀를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임기만료로 삼성전자 등기이사에서 물러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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