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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솔라시도 태양광발전소 가보니… “국내 최대 넘어 RE100 산단 꿈꾼다”

[르포]솔라시도 태양광발전소 가보니… “국내 최대 넘어 RE100 산단 꿈꾼다”

기사승인 2020. 11. 0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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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태양광 발전 98MW 규모… 연간 2만6000여가구 전력소비 충당
세계 최대 306MWh급 ESS 구축… 안전 강화 조치도 적용
RE100 산단 추진… 관련 부처 간 '핑풍게임' 지지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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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해남군 솔라시도 태양광 패널 전경./제공= 한양
“솔라도시 태양광 발전소는 국내 최초로 직류(DC)전압 1500V를 적용했고, 인근 주민과 이익을 공유하는 주민참여형 사업으로 추진됐습니다. 국내에서 전례가 없다 보니 사업 추진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사업이 성공적으로 안착 이후) 다른 태양광 발전사업 대부분이 솔라시도 사례를 벤치마킹하며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30일 전남 해남군 솔라시도 발전소에 들어서자 잘 조경된 정원처럼 태양광 패널(모듈)이 줄지어 서 있었다.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98메가와트(MW)의 태양광 발전(PV)과 세계 최대 용량인 306메가와트시(MWh)급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갖춘 발전소의 위용이 입구에서부터 느껴졌다. 발전소 부지를 버스로 이동하면서 그 규모가 실감이 나지 않을 정도로 컸고, 가도 가도 늘어선 패널들이 끝도 없이 펼져쳤다.

솔라시도 발전소는 국내에선 참고할 만한 사례가 없어 산재된 문제의 해결방안을 찾아나가야 했다. 송전 문제가 대표적이다. 발전소 부지는 총 48만평으로, 이 중 36만평에 태양광 패널이 설치됐다. 태양광 패널들 간의 가장 먼 거리는 1.2km에 달한다. 규모가 크다보니 내부 송전 시에도 전력손실이 발생하는 문제가 있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DC전압 1500V를 적용해 전력 생산 효율을 높였다. 태양광 발전에서 생산된 전기는 총 8개소의 옥외전기실에 모은 뒤 발전소 내 154kV 변전소를 거쳐 7.2km 떨어진 삼호변전소로 보내진다. 특히 전선 지중화를 통해 주변과의 조화를 꾀했다.

지중화로 대표되는 솔라시도 발전소의 주민수용성 제고 노력은 주변 자연과의 조화, 태양의 정원 조성 등 녹지 공간 조성 마련으로도 이어진다. 또 사업에 인근 마을 35%(세대 기준)가 참여하는 주민상생형 태양광 발전소로 추진됐는 점도 주민 마음의 문을 여는 데 한몫했다.

솔라시도 발전소 관계자는 “태양광 발전소를 혐오시설로 인식하는 주민들이 많았지만, 녹지 공간을 조성하고 주민과 수익을 공유하는 등의 노력으로 수용성을 높였다”며 “다른 태양광 발전사업에서도 솔라시도 사업의 주민채권형과 유사한 형태를 시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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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라시도 태양광발전소 에너지저장장치 건물. 화재예방을 위해 20개소로 분리돼있다./제공= 한양
ESS 안전성 강화를 위한 선도적인 모습도 인상적이다. 솔라시도 태양광발전소는 지난해 2월 착공해 올 3월 준공했다. 첫 삽을 뜨기 이전인 2017년부터 올해까지 ESS 화재사고가 20여건이 발생하는 등 안전성 문제가 불거졌다.

이에 솔라시도 발전소는 ESS건물 내 온도 및 분진 제어 등의 공조시스템을 구비해놨다. 특히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ESS 건물을 20개소로 분리했으며, 외벽에 글라스울 판넬 불연재를 채택했다. 불이 나더라도 건물 내에서 전소하고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또 3조2교대 근무를 통해 에너지관리시스템(EMS)을 24시간 능동 감시하고 있다.

ESS 건물의 문을 열자 ‘삐’ 소리가 울렸다. 태양광 발전에서 생산된 전기를 충전하는 소리다. 솔라시도 발전소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ESS를 충전한다. 충전을 마치면 1시간가량 안정화 단계를 거친 뒤 오후 5시부터 자정까지 방전한다. 현재 ESS 운영 안전성을 위해 최대 90%까지 충전하고 있다. 현장 방문 당일에는 햇빛이 좋아 오후 2시쯤 완충될 것으로 예상됐다.

솔라시도 발전소는 연간 12만9000MWh의 전력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약 2만6875가구(월 400kW 사용 기준)가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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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100 산업단지 예정부지./조재학 아시아투데이 기자
발전소 인근 부지에는 RE100 전용산업단지 예정부지도 자리잡고 있었다. 황량한 바람만 오가는 부지 주변에는 덤프트럭이 모래먼지를 일으키며 바삐 움직였다. 전남도는 국가 주도 ‘RE100 전용 시범국가산업단지’를 추진하고 있다. 인근 염해농지 430만평에 재생에너지 공급용 태양광 발전단지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토교통부 간 ‘핑퐁 게임’으로 사업 진행이 매끄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RE100은 기업이 재생에너지로 발전한 전기를 사들여 전력을 충당하는 글로벌 캠페인이다. 한국은 아직 관련 제도를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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