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삼성전자·현대차, 노사관계 새로운 모델 되길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초대형 기업의 신노사문화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삼성전자 노사 양측은 3일 한국노총에서 상생과 협력적 노사관계를 구축을 다짐하며 1차 단체교섭에 돌입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정의선 회장이 울산 사업장에서 노조지부장을 만나 소통하고 회사발전을 논의했다. 두 회사의 행보가 노사관계의 새로운 모델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

나기홍 삼성전자 부사장은 “노사 모두 동반자로 중요성을 같이 인식하고 상생과 협력의 노사관계를 만들어가길 기대한다”며 “사측도 본교섭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노조 측에 사무실을 제공하고, 노조는 이번 주 안에 교섭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노조측 김만재 위원장은 “노사 양측이 큰 의견 다툼 없이 잘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현대차그룹 정 회장은 지난달 30일 이상수 노조지부장 등과 오찬을 하며 생산성 및 품질 향상, 고용안전과 건설적 노사관계 등을 논의했다. 정 회장은 지난달 14일 그룹 회장이 됐다. 정 회장이 노조의 면담 요청을 받아들인 것인데 그룹 총수가 개별 계열사 노조와 머리를 맞댄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새로운 노사문화 정립의 좋은 본보기라는 평이다.

3일 현대차에 따르면 정 회장은 “전기차로 인한 신산업 시대에 닥쳐올 격변을 노사가 함께 헤쳐 나가야 한다”며 노사관계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러면서 “직원의 만족이 회사발전과 일치될 수 있도록 함께 방법을 찾아가자”고 당부했다. 노조 측은 “품질문제에 있어 노사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며 “함께 노력하자”고 화답하고 조합원들이 회사에 자부심을 갖게 해달라고 했다.

현대차 노조는 파업이 끊이질 않았는데 올해는 11년 만에 임금을 동결했고, 2년 연속 무분규 합의도 이뤘다. 현대차는 생산성 향상, 고용안정, 미래 자동차 선점, 부품사와의 상생 강화 등 과제가 많다. 글로벌 경쟁력 강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도 현대차엔 큰 부담이다. 어려울 때 회장이 노조와 소통한 것은 발전적 노사관계의 중요성을 잘 말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