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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로또 아파트’ … 비정상적 부동산시장의 징표

[사설] ‘로또 아파트’ … 비정상적 부동산시장의 징표

기사승인 2020. 11. 05.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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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세대란 등 부동산시장에서의 이상 현상을 인정하면서도 정부는 아파트가격은 비교적 안정세로 들어서고 있다고 보는 것 같다. 그러나 이런 진단이 무색하게도 시중에는 분양되기만 하면 10억원대 차익을 누리는 ‘로또 아파트’ 청약 열풍이 뜨겁다. 이런 열풍은 인기지역에서의 이야기지만 현재 부동산시장이 비정상적이란 징표가 아닐 수 없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경기도 과천 지식정보타운 3개 아파트 단지의 1698채 청약 모집에 약 57만명이 몰려 수백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고 한다. 특히 전용 85㎡ 초과 평형의 경우 무려 수천 대 1의 경쟁률까지 나왔다고 한다. 또 신임 여성가족부 차관이 당첨됐다가 포기한 세종시 아파트 분양권의 추가 분양에는 무려 25만명이 신청해 홈페이지가 마비됐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월 국회 개원연설에서 “부동산 투기를 통해서는 더는 돈을 벌 수 없게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다락같이 오른 집값에 비해 분양가격은 턱없이 낮아 예상차익이 무려 10억원인 데다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로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는 커졌다. 그래서 인기지역 아파트 청약 열기나 이를 통한 차익 추구를 저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사실 ‘로또 아파트’ 분양 당첨을 위한 청약 열풍은 엄밀한 의미에서 ‘투기’라고 보기는 어렵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자신만의 예상(expectation)을 바탕으로 ‘베팅’을 하는 것을 ‘투기(speculation)’라고 한다. 그런데 과천시에서의 청약 열풍과 같은 사례는 당첨 여부가 불확실할 뿐 분양 아파트의 가격에 대한 불확실성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로또 아파트’ 청약 열풍이 뜨겁다. 문 대통령은 부동산 투기를 통해 돈을 벌 수 없게 하겠다고 했지만 한 사람이 평생 모으기도 힘든 뭉칫돈을 ‘손쉽게’ 단번에 벌 ‘로또’ 기회가 부동산시장에 존재하는 한 그런 로또에 돈을 넣는 것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이런 행동을 투기라면서 비난하기에 앞서 정부가 부동산시장의 ‘로또’ 판을 만든 부분은 없는지 점검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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