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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아시아나 감자’ 채권단 vs 금호석유화학 힘겨루기...박찬구의 속앓이

[마켓파워] ‘아시아나 감자’ 채권단 vs 금호석유화학 힘겨루기...박찬구의 속앓이

기사승인 2020. 11. 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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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차등 아닌 3대 1 '무상' 추진
지분가치 급감·지분 매각 실기 우려
반대 입장 고수땐 상장폐지 가능성
산업은행과의 관계 악화 등 걱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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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주 책임을 물어야 한다” vs “경영에서 이미 손을 뗐고, 자본잠식 해결이 우선이다”

아시아나항공의 2대 주주 금호석유화학을 비롯한 소액주주와 ‘균등감자(무상감자)’를 결정한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대립 구도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3일 전체 주주가 책임을 나눠 갖는 3대 1 비율의 균등감자 결정을 공시했다. 사실상 채권단의 결정으로, 장기간 적자로 자본잠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란 설명이다. 반면 금호석유화학과 소액주주는 최대주주(금호산업)가 부실경영의 책임을 지고 주식 수를 일반 주주보다 더 줄여야 한다(차등감자)며 반발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 오너인 박찬구 회장의 속내는 더 복잡한 상황에 놓였다. 균등감자를 시행할 경우 지분가치 급감과 추후 증자 불참 시 지분율 하락, 지분 매각 실기 논란 등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어서다. 박 회장은 금호그룹 창업주의 4남이며, 금호석유화학은 아시아나항공 설립주주로 30년 이상 지분을 보유해왔다. 그렇다고 감자안 반대를 고수하기엔 걸림돌이 있다. 자본잠식으로 인한 상장폐지 가능성,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관계 악화 등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시선이다. 이래저래 난감한 선택지를 손에 쥐었다.

관건은 최종 의결 여부다. 다음 달 14일 열리는 아시아나항공 임시주주총회에서 균등감자안 통과 여부가 판가름 날 예정이다. 찬성이냐, 반대냐. 금호석유화학의 표심은 끝내 어디로 향할까.

8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최근 채권단에 아시아나항공의 3대1 균등감자(기존 주식 3주를 1주로 합치는 방식) 추진안에 대해 반대의 뜻을 전달했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이 스스로 균등감자를 철회했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고 말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아시아나항공의 2대 주주로 지분 11.02%를 쥐고 있으며, 나머지 58.2%는 소액주주(1% 미만)가 나눠 보유하고 있다. 대주주는 금호산업이 30.79%로, 박삼구 전 회장이 동일인의 지위를 갖고 있다.

금호석유화학 측은 균등감자 반대 명분으로 대주주 책임론을 내세웠다. 아시아나항공 경영 실패에 대한 책임을 대주주가 아닌 나머지 주주들이 동등하게 짊어져야 하는 상황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다. 균등감자는 지분율과 관계없이 모든 주주의 자본금을 똑같은 비율로 줄이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통상 부실기업의 경우 차등감자를 실시한다. 대주주에게 경영 실패의 책임을 묻고 채권단의 지배력을 높여 기업 경영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다. 산업은행은 지난 2010년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의 대주주 보유 주식을 100대 1, 소액주주 주식을 각각 6대 1, 3대 1 비율로 줄이는 차등 감자를 단행했었다.

아시아나항공 균등감자를 결정한 채권단 측은 “대주주 지분은 아시아나 매각결정과 동시에 채권은행에 담보로 모두 제공됐고, 대주주가 회사경영에 전혀 관여하고 있지 않은 점, 거래종결을 앞둔 M&A가 코로나19로 무산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박삼구 전 회장은 지난해 3월 아시아나항공 부실회계의 책임을 지고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또, 차등감자를 단행할 경우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 주식과 박삼구 전 회장이 보유한 금호고속 보유 주식의 담보 가치가 하락해 충당부채를 더 쌓아야한다.

아시아나항공의 자본잠식률은 56.28%로, 코스피 상장폐지 후보인 관리종목 지정(자본잠식률 50% 이상 시) 대상이다. 감자란 누적 결손금이 커질 경우 회사의 발행주식수를 줄이거나 액면가를 낮춰 자본금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회계상 감자로 줄어든 자본금 만큼 자본잉여금(감자차익)이 생겨 결손금(적자)을 털어낼 수 있다. 감자가 계획대로 시행되면 아시아나항공의 자본금은 1조1162억원에서 3721억원으로 감소하고, 감자차익 7441억원이 생겨 결손금을 줄일 수 있다.

금호그룹에서 계열분리 11년째 금호석유화학을 이끌어온 박찬구 회장으로선 ‘실익’을 따져야 하기에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무상감자 이후 예상되는 시나리오는 유상증자 및 신주발행이다. 부실기업의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더 키우기 위해 행해지는 수순이다. 이 경우 기존 주주들은 지분율 방어를 위해 지분비율대로 유증에 참여해 신주를 인수해야 한다. 올 상반기 말 기준 금호석유화학의 이익 잉여금은 1조5000억원, 현금성자산은 약 4000억원으로 유상증자에 참여할 여력은 있다. 다만 부실한 회사에 자본 투입을 해야 하기 때문에 내부 반대여론도 거셀 수 있다. 계열분리 전 금호그룹도 무리한 계열사 인수로 부실이 커졌다는 지적을 받은 터라 박 회장 입장에서는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금호석유화학은 앞서 2016년 진행된 아시아나항공 유상증자에도 참여하지 않아 지분율이 12.61%에서 현재 11.22%로 낮아졌다.

박찬구 회장으로선 지분가치 하락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균등감자를 하면 회계상으로는 당장 가치가 떨어지지 않지만 향후 주가가 추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반기보고서 기준 금호석유화학이 보유한 아시아나 지분 장부가액은 944억원 가량으로, 전기 말 1328억원에서 이미 크게 줄었다. SK증권 손지우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 차등감자를 예상했으나 균등감자를 추진키로 했는데, 감자 자체로 기업가치 손실은 불가피하기 때문에 부정적 이슈로 보인다”며 “다만 금호석화 자체의 사업성이 현재 양호하고, 화학 시황이 양호하기 때문에 당장 크게 부정적인 이슈가 되지는 않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박 회장을 둘러싼 매각 실기 이슈도 불거질 수 있다. 과거 의지만 있었다면 주가 상승기에 시장에서 분량을 나눠 매도할 수 있었지만 팔지 않았다. 일각에선 매각 성사 및 경영 정상화 이후 지분가치 상승 뒤 처분 기회를 노렸을 수도 있다는 시각도 있다. 또한 설립주주로서 애착과 더불어 형 박삼구 전 금호그룹 회장과 오랜 갈등을 빚은 개인사가 있어 지분을 손에 꼭 쥐고 있었을 것이란 후문도 있다.

시장의 시선은 임시 주주총회로 쏠린다. 상법상 결손의 보전을 위한 ‘자본금 감소(감자)’는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 과반수(50%)와 발행주식총수의 4분의 1 이상이 동의해야한다. 지분으로만 따지면 소액주주와 금호석화의 지분이 과반을 넘겨 부결시킬 수 있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의 관리종목 지정 및 상장폐지를 막아야하기에 막판 통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금호석유화학이 국책은행인 산은의 결정에 끝까지 반대를 표명하기도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주주총회 이전에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지분 희석 우려 등과 관련해선 “지분율 이해득실은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당장 주주들은 상장폐지와 관리종목 지정을 연내에 막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결손 보전이 빨리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차등감자 선회 가능성은 당장은 없고, 일단 균등감자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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