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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트럼프 선거 불복… 정치인, 반면교사 삼아야

[사설] 트럼프 선거 불복… 정치인, 반면교사 삼아야

기사승인 2020. 11. 10.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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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3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에게 패하고도 승복하지 않는 가운데 바이든 정권 인수팀이 연방총무청(GSA)에 자신이 승리한 대선 결과를 공식 인정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맞서 윌리엄 바 법무장관은 대선 사기 주장이 실제 존재할 경우 이를 조사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트럼프가 불복하면서 혼란이 커지는 모양새다.

선거 결과에 승복하고 당선자를 축하하는 것은 미국의 전통이고, 통합과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다. 트럼프는 이런 전통을 무시하고 선거가 조작됐다며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조지아에서 개표 중단 소송을 냈지만 법원이 잇따라 기각해 체면을 구겼다. 백악관이 ‘출구전략’을 찾고, 사위 재러드 쿠슈너 선임보좌관이 선거 결과 인정 문제를 논의했다는 보도가 있지만 여론은 싸늘하다.

트럼프의 불복에 의견이 분분하다. 백악관을 떠나면 성 추문, 탈세 등으로 소송에 직면하고 수사도 받아야하기 때문에 바이든 측과 거래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외신들은 트럼프가 자연인이 되면 수많은 소송과 수사가 기다리고 있다고 보도한다. 또 트럼프가 2024년 대선에 재출마하기 위해 지지자를 결집하기 위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트럼프는 대법원에서 결판내고 싶겠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우선 공화당의 반응이 냉담하다.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사기 선거’가 아니라고 했다. 또 다른 측근은 트럼프에게 사기 선거의 증거를 대라고 말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모든 표를 개표하라며 트럼프와 다른 말을 했다. 외톨이 신세가 됐는데 법무부의 수사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두고 봐야 한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다. 결과에 승복하는 문제는 미국 트럼프만의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승복은 중요하다. 아쉽게도 민경욱 전 국민의힘 의원은 미국 대법원 앞에서 4.15 부정선거를 외쳐댔다. ‘깨끗한 승복’이 아름다울 뿐 아니라 재기를 위한 힘인데 안타깝다. 많은 이들이 트럼프의 선거불복을 비판하고 있지만, 정작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우리 정치인들이 이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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