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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 전문] ‘코로나사피엔스’, 코로나를 극복하는 사람들

[창간특집 전문] ‘코로나사피엔스’, 코로나를 극복하는 사람들

기사승인 2020. 11. 17.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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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 (1) 2020년, 코로나가 바꾼 풍경들
[창간특집] (2) 코로나가 빚어낸 또 다른 그늘, 홈리스
[창간특집] (3) '위드 코로나'를 넘어 '포스트 코로나'로

처음에는 그저 잠시 머물다 가는 역병(疫病)쯤으로 여겼다. 너무 늦지 않게 인류는 전부를 걸고 함께 싸워야 하는 재앙임을 알았지만 아직도 완연한 종식의 노래는 들려오지 않고 있다. 


세밑으로 치닫고 있는 2020년 경자년(庚子年)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해이다. 최초 발병 이후 1년 정도 지난 현재, 전 세계적으로 5300만 명에 달하는 확진자가 발생했고 130만 명이 사망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수치를 보태면 더욱 참혹하다. 지난 10월 세계보건기구, WHO는 무증상 감염자 같이 곳곳에 숨어있는 전파자들까지 감안하면, 실제 통계치보다 20배 이상 많은 전 세계 인구의 약 10%(약 7억 8,000만 명)가 코로나19에 걸린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가히 인류 역사상 최악의 전염병이라는 14세기 흑사병과 20세기 초 스페인 독감의 참담함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지난 1년 인류는 그야말로 생전 처음 경험하는 세상 속에서 속수무책으로 숨죽이며 살아야 했다. 감기처럼 쉽게 전파돼 고령층 취사율마저 높은 이 전염병의 무자비한 횡포로, 마스크는 속옷처럼 반드시 착용해야하는 하나의 의무가 됐고 모든 생활양식을 거리를 두고 구현해야하는 진풍경이 일상에서 연출됐다. 그나마 평소처럼 일터와 학교에 갈 수도 없어 온갖 시행착오 속에 재택근무와 재택수업이 반복되고 있다. ‘불 꺼지고 인적 끊긴 유흥시설’ ‘치맥 없는 야구장’ ‘배달수요 급증’ 등의 기현상이 동시다발로 난무하며 취미생활과 종교생활마저 서로 얼굴 안보고 영유해야하는 극한 지경에 이르렀다.

갑작스럽게 밀어닥친, 준비 없이 맞닥뜨린 불행은 항상 인간살이의 가장 약한 고리부터 끊어 놓는다. 코로나19는 우리 사회 취약계층의 삶을 송두리째 앗아갔다. 무엇보다 대대적인 국가 시책인 ‘방역’에 가장 먼저 혹독하게 희생된 것은 홈리스(homeless, 노숙인)였다. 거창한 방역의 구호 보다는 당장 ‘오늘 한 끼’와 ‘한 몸 누울 곳’을 걱정해야하는 이들에게 ‘잠시 멈춤’은 더욱 가팔라진 ‘삶의 추락’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코로나19로 야기된 불안감은 급기야 우울감을 잉태해 코로나블루(blue)라는 신조어를 낳았다. 그만큼 코로나19가 가져온 폐해들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심각했다. 더욱이 이 불안감과 분노를 엉뚱한 대상에게 화풀이하고 소외된 사회적 약자들에게 무작정 전가하는 일종의 정신적 병리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외국에서 동양인이라면 무조건 혐오하는 것이나, 국내에서 다문화 가정 출신과 아시아에서 온 외국인을 차별과 혐오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 등이 이에 해당한다. 실제로 국내 다문화 가정 출신들은 수시로 길거리에서 ‘코로나’라고 불리며 놀림과 조롱을 당하고 있고, 코로나19 감염방지를 한다는 미명 하에 넉 달이나 공장에 감금됐던 방글라데시인도 있었다.

도도한 인류의 역사는 도전과 응전, 그리고 극복의 역사이다. 어느덧 코로나19를 극복해가고 있는 신인류 ‘코로나사피엔스(COVID-19 sapiens)’가 등장했다. 이들은 코로나19와 공존하는 ‘위드(with) 코로나’를 넘어 다음 시대인 ‘포스트(post) 코로나’를 준비하고 있다. 미래의 좌표를 오롯이 스스로 주체가 되는 인간에게 맞추고, 이 절대절명의 위기를 오랜 시간 담론으로만 존재해왔던 지속가능한 문명의 대전환으로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온라인 언택트(untact) 문화를 전방위적 비접촉·비대면 비즈니스 모델로 다양화하고, 뒤쳐진 법령과 제도를 서둘러 손질하고 있다. 급속한 디지털 전환에 따라 필연적으로 야기될 정보와 교육 격차의 사각지대를 메우기 위한 정부의 자각과 대처를 선제적으로 촉구하고, 두려움에 지친 국민들의 불안과 무기력함을 미래를 준비하는 에너지로 전환시키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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