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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삼성과 윤성환의 ‘불편한 이별’

[기자의눈] 삼성과 윤성환의 ‘불편한 이별’

기사승인 2020. 11. 17.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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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환혁 (1)
문화스포츠부 지환혁 기자
프로축구 K리그 최종전에서 은퇴식까지 치렀던 이동국(41)은 일주일 뒤 열린 대한축구협회(FA)컵 결승 2차전에도 후반 43분 교체 출전하면서 그라운드를 누볐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경기장을 찾은 홈 팬들에게 박수를 받으며 FA컵 우승 트로피까지 들어 올렸다. 이동국은 FA컵 우승으로 국내에서 열리는 모든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게 되면서 의미 있는 마무리를 할 수 있었다.

베테랑에 대한 최고의 예우는 ‘리스펙트’다. 팀에 헌신해온 베테랑에 대한 따뜻한 마음이야 말로 은퇴하는 선수들에게 가장 큰 선물이다. 전북은 이동국의 은퇴를 통해 베테랑에 대한 ‘리스펙트’는 어떻게 표현하는 것인가를 잘 보여줬다.

이처럼 선수생활 황혼기에 접어든 베테랑들 모두가 팬들과 ‘아름다운 이별’을 기약할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지만 그렇지 못한 사례도 있어 씁쓸함을 남긴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에서만 135승을 거두며 프랜차이즈 최다승을 기록한 윤성환(39)의 방출이 그렇다. 윤성환은 삼성의 2011~2014년 정규리그·한국시리즈 통합 4연패를 이끌었던 주역으로 삼성 마운드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윤성환의 마지막은 초라하기 짝이 없었다. 삼성은 지난 16일 달랑 한 줄짜리 보도자료를 통해 윤성환의 방출을 알렸다. 내년 시즌 전력 외 분류됐던 윤성환이기에 삼성과의 이별은 예정된 수순이었지만, 레전드 선수가 구단과 갈등 속에 불명예 퇴진을 한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삼성은 윤성환의 도박 의혹이 제기되자 마자 25일 보류선수 명단 제출 시 하려했던 방출 발표를 앞당겨 해버렸다.

삼성과 윤성환 간의 진실공방까지 벌어지는 현재 상황은 프로스포츠계에 또 하나의 나쁜 선례로 남게 됐다. 구단과의 불화 및 사기 피소 등 논란을 야기한 윤성환과 동행을 이어갈 수 없다는 구단 입장도 일부 이해가 된다. 그러나 문제가 있으면 원만히 해결하려 노력하고 아름다운 이별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팀에 헌신했던 베테랑에 대한 진정한 ‘예우’다. 빠른 손절이 답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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