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신공항 사실상 백지화…TK 반발

검증위 "동남권 관문공항으로 역량 한계"
부산 가덕도 신공항안 탄력 예상

17일 오후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에서 민항기가 이륙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정부의 김해신공항안이 사실상 폐기 수순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부산시가 주장하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이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는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김해신공항안 타당성 검증 결과 브리핑을 열고 “동남권 관문공항으로서 김해신공항 추진은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검증위는 “김해신공항 계획안은 상당부분 보완이 필요하고 확장성 등 미래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머 “국제공항의 특성상 각종 환경의 미래 변화에 대응하는 역량 면에서 매우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검증위는 국토교통부가 활주로 신설을 위해 공항 인근의 산을 깎는 문제를 두고 부산시와 협의하지 않은 점에 대해 절차적 흠결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공항 시설 확장을 위해선 부산시와 협의해야 한다’는 취지의 법제처 유권해석을 인정했다.

검증위는 “안전, 시설운영·수요, 환경, 소음 분야에서 상당부분 보완이 필요하다”며 △비행절차 보완 필요성 △서편유도로 조기설치 필요성 △미래수요 변화대비 확장성 제한 △소음범위 확대 등 사업 확정 당시 충분히 검토되지 않았던 사항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검증 결과에 대해 논의하는 관계장관 회의를 주재하고 “후속조치 계획을 면밀히 마련해 동남권 신공항 추진에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을 지시했다.

검증위가 ‘김해신공항안이 동남권 관문 공항으로 역할 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림에 따라 김해신공항안은 4년여 만에 폐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부산시가 김해신공항 대신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어 김해신공항안이 폐기되고 가덕도 신공항에 힘이 실릴 것이란 관측이다. 부산시는 이날 검증 결과에 대해 “대한민국 미래를 위한 역사적 결정”이라며 가덕 신공항이 조속히 건설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대구·경북(TK) 지역은 김해신공항 백지화가 기정사실화되자 불쾌함을 감추지 못하며 가덕도 신공항에 반발하고 있어 갈등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