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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해’ 단독표기 근거 사라진다... 명칭 대신 ‘번호표기’ 합의

‘일본해’ 단독표기 근거 사라진다... 명칭 대신 ‘번호표기’ 합의

기사승인 2020. 11. 17.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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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해도집, 동해·일본해 명칭 표기 대신 '숫자' 대체
日, "아날로그에 '일본해' 유지" 강조... 후폭풍 예상
당국자 "S-23은 더이상 표준 아냐... 출판물로만 남는 것" 반박
연합
국제수로기구(IHO)가 세계 각국이 바다의 이름을 표기할 때 기준으로 삼는 표준 해도(海圖) 집에 동해나 일본해와 같은 명칭 대신 번호로 표기하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17일 서울 성북구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 사무실에서 관계자들이 동해로 표기한 자체 홍보물과 동해와 일본해가 병기된 외국 출판물 등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제수로기구(IHO)가 국제 표준 디지털 해도집에서 바다 이름을 명칭 대신 번호(부호)로 표기하는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일본해’ 단독 표기를 주장했던 일본의 논리가 약화되고, 동해 표기를 둘러싼 한·일 간 갈등이 변곡점을 맞게 됐다.

17일 외교부에 따르면 IHO 회원국들은 16일 화상으로 개최된 ‘S-23의 미래에 대한 비공식 협의 결과 보고’ 관련 총회 토의에서 해도집 ‘해양과 바다의 경계’(S-23)의 개정판인 ‘S-130’을 도입하기로 합의했다. 개정판에는 바다를 명칭 대신 고유 식별번호로 표기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동안 일본은 1929년 초판이 나온 ‘S-23’이 동해를 ‘일본해’라고 표기한 점을 근거로 일본해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일제 강점기 시절 해양 명칭 논의에 참여할 기회가 없었던 한국 정부는 1997년에 이르러서야 ‘동해’ 병기를 주장했지만,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이후 2017년 4월 열린 IHO 총회를 계기로 북한, 일본과 비공식 협의를 거쳤지만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일본해’를 중립적인 ‘숫자표기’로 바꿀 근거가 마련된 점은 고무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구체적인 식별번호 부여 방식과 내용에 대한 윤곽은 오는 2023년 IHO 총회가 열려야 나올 전망이다. 이 기간 동안 우리 정부는 지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구글 등 대기업을 향해 동해 표기를 적극 알릴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정부는 현재 40% 정도에 불과한 전세계 ‘동해’ 표기율이 더 확대될 수 있는 계기로 삼고 있다.

다만 S-23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출판물로 남는 점은 후폭풍을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 IHO가 S-23을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시대로의 역사적 변천을 보여주기 위해 출판물로 남긴다는 결정을 했지만, 일본이 이를 근거로 ‘일본해’ 표기가 유효하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산케이 신문에 따르면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IHO 결정으로) 종이 쪽은 일본해가 남는다. 그리고 디지털 쪽은 기본적으로는 전부 숫자, 그런 표기다”라며 “제대로 우리나라(일본)의 주장이 통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S-23’은 유효하지 않다. 표준이 아니다”라며 “‘S-130’이 개발되는 동안에 출판물로 남는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IHO는 총회 결과를 회원국에 서면으로 회람한 뒤 다음달 1일께 최종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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