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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신공항 갈등과 분열 어떻게 봉합할 것인가

[사설] 신공항 갈등과 분열 어떻게 봉합할 것인가

기사승인 2020. 11. 22.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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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과 축제의 장이 돼야 할 동남권 신공항이 분열과 비방의 장으로 변질되고 있다. 공항 명칭에 전직 대통령과 성추행 시장이 등장하는가 하면 영남지방은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으로 쪼개졌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충돌하고, 국민의힘은 부산파와 대구파가 맞붙을 조심이다. 신공항이 나라를 갈등과 분열의 수렁으로 빠뜨린다는 우려가 나온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가덕도에 들어설 공항을 ‘노무현’ 공항으로 하자면서 불을 지폈다. 김근식 교수는 ‘오거돈’ 공항을 고려하라고 받아쳤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김포공항을 ‘박정희’ 공항, 인천공항은 ‘김영삼’ 공항으로 하자며 조 전 장관을 비꼬았다. 음식평론가 황교익씨는 지역감정 해소를 위해 ‘김대중’ 공항으로 하자고 했다. 신공항 갈등이 얼마나 심각한지 말해준다.

외국에는 훌륭한 개인의 이름을 딴 공항, 대학이 많다. 뉴욕의 존 F. 케네디 공항이 대표적이다. 미국의 스탠퍼드대학 등도 설립자 이름을 땄다. 한국은 사람 이름을 딴 대학이나 공항은커녕 기존의 설립자 동상도 끌어내리는 상황이다. 이런 모습에서 가덕도 명칭 논쟁은 거론된 인물이나 상대방을 존경보다 조롱하기 위한 것으로 봐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 신공항은 영남을 PK와 TK의 혈투장으로 만들고 있다. TK의 강력 반발 속에 PK는 박수 치며 특별법 제정을 꺼냈다. 전 정부에서 ‘위험수위’까지 갔던 갈등을 또 겪게 됐다. 결국 국민의힘은 자중지란에 빠졌다. 신공항을 두고 내부에서 TK와 PK가 갈라지자 주호영 원내대표가 화를 냈다. 신공항이 화합이 아닌 싸움판으로 비친다.

민주당은 당 소속 공직자의 중대 잘못으로 보궐선거가 치러지면 후보를 내지 않는다는 당헌을 고쳐 서울·부산을 벼른다. 국민의힘은 아예 당의 통일된 목소리도 없다. 여야가 복잡한 가덕도 셈법에 빠졌는데 국론분열을 초래할 정책 결정이 선거에 묻혀서 생긴 일들이다. 신공항 논란은 계속될 텐데 정치·사회적 갈등과 상처를 누가 어떻게 봉합할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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