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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에 맞선 저항군’ 빚댄 反코로나19 방역 시위자 논란

‘나치에 맞선 저항군’ 빚댄 反코로나19 방역 시위자 논란

기사승인 2020. 11. 23.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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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방역 반대 시위
코로나19 방역 시위 참여자가 무대에 올라 스스로를 자유,평화,사랑,정의를 위해 투쟁하는‘저항군’에 빗대 발언 하고 있다./출처=서주령 하이델베르크 통신원
독일 정부의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 참여자가 무대 연설 중 본인을 나치정권에 맞선 역사적인 저항군에 빚대 공분을 샀다.

독일 시사일간지 슈피겔은 22일(현지시간) 코로나19 방역에 반대하는 시위 현장에서 나온 한 연설자의 ‘역사적으로 터무니없는 비교 발언’에 대중과 정치인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논란이 된 발언은 21일 하노버에서 진행한 시위대 연설 무대에서 나왔다.

이날 무대에 올라 마이크를 잡은 한 젊은 여성은 “나는 지난 몇 달 동안 저항 활동에 참여하고 연설을 했으며 전단을 나눠주는 등 활발하게 활동했다”며 “이제 내가 소피 숄이 된 것 같은 기분이다”라고 발언했다.

그는 이어 “나는 22살이다. 소피가 나치에게 저항하다 끝내 희생되었을 때와 같은 나이이며, 나 역시 그처럼 자유·평화·사랑·정의를 위해 저항하는 것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주최측에 의해 11살 어린이가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인한 모임 제한으로 친구들과 비밀리에 생일 파티를 벌여야 했다”며 본인이 ‘안네 프랑크’가 된 것 같다고 호소한 내용도 함께 전해지면서 논란은 더욱 확산됐다.

◇ 외무장관, 방역 반대 시위대와 저항군 연관은 ‘역사에 대한 망각’

소피 숄은 백장미단(Weisse Rose: 나치 정권에 저항한 청년 단체)의 일원으로 히틀러를 비난하는 전단물을 몰래 배포하던 중 현장에서 체포돼 4일만에 22살의 나이로 참수당한 대학생이다.

나치집권당시 가족과 함께 네덜란드에서 숨어 지내며 쓴 일기를 남기고 종전 직전 살해당한 유대인 소녀 안네 프랑크와 더불어 나치에 대한 저항과 희생자를 상징하는 역사적인 존재로 독일 사회에서 존경과 애도를 표하는 인물이다.

정치인들은 코로나19 방역 반대 시위자가 스스로를 나치 저항군에 빗댄 발언에 대해 비난하고 나섰다.

하이코 마스는 연방 외무장관은 “오늘날 소피 숄이나 안네 프랑크와 자신을 비교하는 사람은 나치에 맞섰던 그들의 용기를 조롱하는 것이며 우리가 결코 좌시할 수 없는 역사에 대한 망각”이라고 비난하는 한편 “코로나19 방역 반대 시위대와 저항군을 연결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전했다.

카챠 마스트 사회민주당 의원은 “소피 숄과 안네 프랑크와의 비교는 정말 참을 수 없다”며 “그들의 차이점은 한쪽은 마음껏 자신을 표현하고 말할 수 있는 자유가 있으나 다른 한 쪽은 추방 및 살인에 대한 두려움을 무릅쓰고 국가에 대한 저항을 표시해야만 하는 사람들이라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시위를 주최한 시민단체 ‘측면적 사고’는 연방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조치에 반대하고 봉쇄령을 비판하며 매주 전국 규모의 방역 반대 시위를 이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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